나발니 “치료받게 해달라” 단식투쟁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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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마비증세에도 진료 못받아”
교도소측 “정기검진… 건강 양호”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5·사진)가 “외부 의료진의 치료를 허용해 달라”며 단식투쟁에 나섰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나발니가 정기 의료검진을 받고 있다. 건강 또한 양호해 외부 의료진의 검진을 불허한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나발니는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외부에서 의사를 초빙해 치료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단식을 선언한다”며 “등과 오른쪽 다리의 통증이 심하다. 왼쪽 다리는 마비 증상이 있어 의료지원 신청서를 썼지만 진통제 2알만 줬을 뿐 묵묵부답”이라고 썼다. 자신을 ‘미국의 끄나풀’이라고 비판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도 제기했다.

나발니가 수감된 모스크바 인근 포크로프 교도소는 러시아 최악의 교도소로 꼽힌다. 상습적 구타 같은 육체적 학대는 물론이고 정신적 괴롭힘도 심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그간 나발니를 면회한 변호인들은 “건강이 심하게 악화됐고 등과 다리 등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에도 러시아 의사 20여 명이 “나발니가 호소하는 통증이 지난해 독극물 중독의 후유증일 수 있다”며 신속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비행기에서 독극물 ‘노비초크’에 중독돼 쓰러졌다. 러시아 의료진을 믿을 수 없다며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고 올해 1월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됐다. 곧바로 열린 2014년 사기사건 관련 집행유예 취소 재판에서 실형 전환 판결을 받고 2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나발니#치료#단식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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