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으로 막혔던 삼척 덕봉산 해안길, 반세기 만에 개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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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무장공비 사건 이후 통제
삼척시, 20억원 들여 탐방로 개설
전망대-야간경관조명 등 마련

강원 삼척시 맹방관광지 내 덕봉산 일원에 조성된 해안생태탐방로가 1일 개장한다. 총 943m의 탐방로와 전망대 3곳, 야간 경관조명 등이 설치돼 삼척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척시 제공
강원 삼척시 맹방관광지 내 덕봉산 일원에 조성된 해안생태탐방로가 1일 개장한다. 총 943m의 탐방로와 전망대 3곳, 야간 경관조명 등이 설치돼 삼척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척시 제공
군 경계 철책으로 반세기 넘게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 온 강원 삼척시 맹방관광지 내 덕봉산 일원이 해안생태탐방로로 재탄생해 1일 개장된다.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통제된 지 53년 만이다.

삼척시는 국·도비 13억 원을 포함해 20억 원을 들여 2019년부터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군 당국과 경계 철책 철거 협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408m가량의 경계 철책과 3개의 철책 출입문을 철거했고, 덱 설치 등 걷기 편한 탐방로 개설이 진행됐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는 해상의 기암괴석을 조망할 수 있는 해안코스 626m와 우거진 대나무숲을 따라 정상 전망대로 올라가는 내륙코스 317m 등 943m로 이뤄져 있다. 30분 정도면 해발 53.9m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 힘들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3곳의 전망대와 야간 경관조명, 해안조망 공간 등이 마련됐다.

특히 정상부에 자리한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동해 바다와 맹방해변, 덕산해변, 마읍천, 덕산 민박마을, 근덕 시가지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또 맹방해변에서 마읍천을 건너는 지점과 덕산해변을 가로지르는 2개 구간에 각각 60m와 200m 길이의 외나무다리를 설치해 어린 시절 징검다리를 건너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덕봉산은 삼척시 원덕읍의 해망산, 경북 울진군 비래봉과 함께 삼형제산으로 불린다. 양양군에 삼형제 산봉우리가 있었는데 남쪽으로 흘러내려오다가 각각 현재의 자리를 잡았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덕봉산은 산 모양이 물더덩(물독의 방언)과 흡사해 ‘더멍산’으로 불리다가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덕번산(德蕃山)이 됐고, 현재의 덕봉산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개장을 계기로 마읍천, 맹방해변, 덕산해변이 만나는 자연환경을 활용한 캠핑장과 레저체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덕산 민박마을 공유관광 플랫폼 조성사업과 연계해 머물고 싶은 정주 관광 여건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덕봉산은 1968년 10월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해안 주요 지점에 군 경계 철책이 설치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당시 북한 무장공비 120명이 동해안으로 침투해 봉화, 정선 등지로 이동하면서 민간인 40여 명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삼척 덕봉산 해안길#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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