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한미, 북핵 ‘동결’에 우선 초점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한미동맹 활성화 방안 보고서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미동맹 활성화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CSIS를 이끄는 존 햄리 회장과 원로 석학으로 CSIS 한반도위원회에 참여해온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공동 작성했다. 북핵 프로그램 동결로 시작하는 비핵화 로드맵 필요성 등이 보고서에 담겼다.

저자들은 보고서에서 “한미동맹은 최근 미중 경쟁이라는 지정학적 역학구도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역풍에 직면했다”며 “이로 인해 중국, 북한과 관련한 주요 안보적 도전에 공동의 접근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한국이 강대국 미국과 동맹을 맺는 것은 터프한 이웃국가 옆에서 번영하는 데 결정적”이라고 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이들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장기적 목표로 유지하되 임시적으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추가 진행을 멈추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영변지역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활동을 동결하는 데서 시작하는 포괄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로드맵에는 (북-미) 정치적 관계 변화, (핵과 미사일) 실험 금지, 위협을 줄이는 프로그램 및 핵 폐기를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평화 체제가 담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 정부의 섣부른 남북경협 시도 등을 경계했고 “북한 인권은 북-미 간 정치적 관계의 그 어떤 개선 과정에서도 필수적으로 문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서는 양국 관계의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도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협상이 타결된 방위비분담금협정(SMA)과 함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가 사례로 제시됐다. 특히 전작권에 대해 “그 어떤 정치적 시간표의 인질이 되지 않는, 조건에 기반해 전작권 전환 문제를 신중하게 조율해야 한다”며 정부의 시한 설정이 가져올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보고서는 한미 양국이 노골적인 ‘반중국’ 연대를 외치는 기존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탄력적인 아시아(resilient Asia)’의 관점에서 중국을 다뤄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북핵 대응 등 안보 협력에 집중해온 동맹의 초점도 이제는 더 넓혀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우주와 사이버, 공중보건, 환경문제, 제4차 산업혁명 같은 다양한 ‘뉴프런티어’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히라는 것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csis#한미#북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