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돼도 합동 선거운동은 어려운데…” 속타는 여야

전주영 기자 , 윤다빈 기자 입력 2021-03-03 03:00수정 2021-03-03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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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선]
등록 운동원만 기호-당 적힌 옷 허용… 작년 총선땐 옷 뒤집어 입기 꼼수
김종인 “4번으로 이길수 있겠나”… 안철수에 국민의힘 입당 강조
安측은 “2번 고집땐 확장성 줄어”
민주당 “굳이 꼼수 논란 무릅쓰고 단일화해야하나”의문 제기도
단일화 공들이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 “단일화의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가 후보 단일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총선에 이어 또다시 ‘꼼수 선거운동’ 논란이 불거지게 됐다. 각 정당이 연대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공직선거법상 다른 당을 위한 적극적인 선거운동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야권에선 ‘기호 논쟁’이 벌어졌고, 여권에선 실질적 단일화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기자들을 만나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 이걸 강조했을 때 과연 4번으로 선거를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설령 안철수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국민의힘에 입당해 기호 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안 후보는 “실무 협의에서 의논할 부분”이라며 논란을 진화했으며, 김 위원장을 겨냥해선 “내가 단일 후보가 되면 승리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도와줄 분”이라고도 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번으로 고집하면 확장성이 줄어든다”고 받아치는 등 종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른 정당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과 선거자금 지원 등의 문제는 십수 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이슈다. 선거법 68조엔 후보자의 이름 기호 정당명 등이 적힌 옷을 입거나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을 나눠주는 등의 선거운동은 후보자와 그 배우자 및 등록된 선거운동원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자의 경우 선거사무소에 선거사무장은 1명, 선거사무원은 49명까지 둘 수 있는데,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뽑힌다고 해도 국민의힘 지도부인 김 위원장이나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국민의당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선거자금과 관련해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법상 당비 대여만 가능하고, 당비나 국고보조금을 다른 정당 후보를 위해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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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총선 당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놓은 여야의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꼼수 논란으로 정치권은 크게 비난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4월 2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한국당의 기호가 적힌 윗옷을 입고 온 뒤 당시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유세장에 섰다가, 기호가 보이지 않게 서둘러 옷을 뒤집어 입는 장면은 선거 내내 논란이 됐다. 엄연히 다른 정당의 대표인 원 대표는 통합당의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할 수도 없었고, 선거사무원이 아니면서 기호가 적힌 옷을 입으면 선거법에 위반되기 때문이었다.

다만 선관위는 “함께 단일화를 한 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 2011년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단일화 때도 박 후보는 점퍼가 아닌 ‘기호 10번 박원순’이 적힌 연두색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연설만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에 성공하려면 후보들 간의 화학적 결합이 잘 이뤄지고, 이것이 유권자들의 결합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꼼수 프레임’에 갇혀 버리면 선거 결과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민주당에선 “굳이 꼼수 논란을 무릅쓰고 (범여권 정당인)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 등과 단일화를 해야 하느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윤다빈 기자
#후보#단일화#선거운동#속타는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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