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꼼짝마”… 금감원, 기획조사 나선다

김동혁 기자 ,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2-16 03:00수정 2021-02-16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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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보험사기 분석 토대로 상반기중 취약상품 관리할 것”
‘실손’ 백내장-치조골 집중 단속
운전자보험 사기 비중 가장 높고 금액으론 건강보험 1744억 최다
최근 A보험사는 골프보험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홀인원 보험’으로도 불리는 골프보험은 보험 기간 중 홀인원에 성공하면 라운딩 비용, 식사비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가령 한 달에 7만 원가량 보험료를 내고 골프장의 홀인원 증명서와 식사 영수증 등을 제출하면 400만 원 안팎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골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홀인원 증명서나 영수증을 위조해 보험금을 타가는 보험사기가 늘면서 보험사가 골프보험을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가 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홀인원 축하금을 노린 보험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져 적발이 어렵다.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처럼 보험사기에 취약하거나 사기가 급증한 분야를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기획조사에 나선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은 최근 3년간 보험사기 취약 부문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상반기에 기획조사를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3년간 보험사기범들이 받아간 보험금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사기 취약 부문을 파악했다. 우선 상품별로는 운전자보험을 활용한 보험사기(전체 사고보험금의 6.0%)가 가장 많았다. 일례로 한 택시운전사는 운전자보험 5개에 가입한 뒤 신호위반 차량을 상대로 고의로 접촉사고를 26차례나 내 보험금을 가로챘다가 적발됐다. 특히 지난해 3월 어린이보호구역 내 처벌이 강화된 뒤 운전자보험 판매가 크게 늘면서 보험사기에 활용되는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이어 화재(3.9%) 정기(3.8%) 여행자(3.3%) 종신보험(3.0%) 순으로 보험사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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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중에는 자해·화상(8%)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가장 많았다. 전직 보험설계사 C 씨는 10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자신의 왼쪽 눈을 찌르는 자해로 보험금 11억4000만 원을 받아 챙기다 적발됐다.

보험사기 금액은 건강보험(1744억 원)이 가장 높았다. 이어 상해(1690억 원) 종신(1658억 원) 순이었다. 종신보험 사기로는 여성 B 씨가 한 남성과 짜고 아내인 척 위장해 종신보험 3개에 가입한 뒤 실제 아내가 사망하자 보험금 8억 원을 가로채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결과를 보험사들과 공유했으며 보험사기 취약 부문에 조사 인력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또 보험사기에 자주 악용되는 실손보험부터 골프보험, 공유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까지 폭넓게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골프보험, 공유차량 보험사기는 과거에 한 번씩 기획조사를 벌였지만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여 조사에 포함했다”고 했다.

특히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사기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온 백내장, 치조골(치아를 지지하는 뼈), 부상치료비 특약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범 일당들이 사기행각에 취약한 보험사와 상품까지 모두 공유하고 있다”며 “적발된 사례는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하고 보험금은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신지환 기자
#보험사기#금감원#기획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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