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한우 구독땐 30% 저렴… 월 9만9000원에 B2B 車구독 가능
고객은 고가제품 구매부담 적고 기업은 지속적 소비자 확보 유리

일정 금액을 내면 원하는 상품을 주기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한우, 가구, 그림 같은 고가품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이모티콘 같은 콘텐츠와 꽃, 의류 같은 일상재 중심의 구독경제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12일부터 3개월간 1등급 한우를 정기 배송해주는 ‘한우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등심(1kg), 채끝(1kg), 안심(900g)을 순서대로 배송하는 A타입(39만 원), 세 부위(등심 600g, 채끝 200g, 안심 150g)를 섞은 동일한 패키지가 매달 배송되는 B타입(36만 원) 두 종류가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상품 판매를 개시한 지 일주일 만에 신청 고객 수가 1500명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식품관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의 ‘쏘카패스’ 누적 가입 건수는 18일 기준 39만여 건이다. 2019년 3월 서비스가 출시된 후 약 2년 만의 기록이다. 월 4900∼7만7000원의 일정한 구독료를 내고 쏘카패스를 이용하면 전국 1만2000여 대의 쏘카를 차종과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쏘카패스의 흥행에 힘입어 최근에는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차를 빌려주는 월 9만9000원짜리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도 나왔다.
그림 구독업체 오픈갤러리는 다양한 그림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 덕에 인기를 끌고 있다. 구독자들은 갤러리가 보유한 전업 작가 1200여 명의 미술 작품 약 3만 점을 3개월마다 바꿔가며 집 또는 회사에 전시할 수 있다. 가격은 그림 크기에 따라 월 최대 25만 원까지 다양하다.
고가품 구독은 구독경제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Z세대는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한다. 가령 이들은 구매한 자동차를 10년 넘게 타는 것을 지루하게 여긴다. 소유하지 않더라도 좀 더 다양한 차를 타고 싶어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데다 가격까지 저렴한 고가품 구독에 대한 MZ세대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적으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구독경제를 통해 지속적인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구독경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자와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서 얻는 정보로 다양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종류의 구독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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