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물러날 비건 방한에 외교안보 라인 총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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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나흘간, 서훈 등 잇단 회동
일각 “바이든에 잘못된 신호 우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외교안보 고위급 당국자들이 모두 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정책에서 엇박자를 내지 않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야 할 현 정부 외교안보 라인 장관급 인사들이 정작 바이든 측 핵심 인사들과는 제대로 접촉하지 못하면서 곧 물러날 차관급 당국자의 마지막 방한에 총출동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전략적 아마추어리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7일 비건 부장관이 방한해 카운터파트인 최종건 1차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뿐 아니라 강 장관과 만찬을 한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서 실장과 오찬, 이 장관과 조찬을 계획하고 있고 박 원장은 물론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도 만남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출국을 제외한 9∼11일 3일 일정 동안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들을 모두 보는 것.

미 국무부는 6일(현지 시간) 비건 부장관이 “한미 동맹과 북한에 대해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조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정책 공과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에 잘 넘겨줘 승계하고 이어가도록 전달해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비건 부장관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로서는 드물게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측으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그를 통해 북핵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외교가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곧 교체될 트럼프 행정부 인사의 일정에 지나치게 공을 들이는 인상을 주면 정작 대북 정책을 긴밀히 조율해야 할 바이든 행정부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도 추진했으나 방일은 최종적으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1일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차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비건 방한#바이든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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