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위한 도움이 중요한 이유[기고/모유진]

모유진 명지대 성악과 입력 2020-11-27 03:00수정 2020-1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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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다 자란 성인을 도와줄 필요가 있어?”라는 인식이 사회에 깔려 있다고 느꼈다. 스무 살이 되면 도움조차 기대할 수 없다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 성년이 된 날, 조금도 기뻐할 수 없었다. 집은 어디서 구하고, 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보호종료청년(만 18세 이후 아동보호시설을 법적으로 떠나야 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마인어스 데이 포 유스’라는 교육을 한다는 것을 듣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 교육을 통해 보호종료청년에게 자립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 수 있었다.

이날 생활 필수 법률과 경제 및 재테크 상식, 유튜브 동영상 제작 강의를 듣고, 뉴스 스튜디오와 동아미디어센터, 신문박물관을 견학했다. 특히 경제·재테크 강의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사실 그동안 공과금과 통신비, 전세대출 이자 등을 자주 연체했다. 연체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당장 생활에 필요한 비용이 먼저였다. 이 강의를 통해 연체를 줄이고 돈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직에서 활동하는 피디와 기자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그동안 내 삶은 사용 지침서 없는 실전과도 같았다. 가장 기초적인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열한 살 때 유일한 가족, 아빠를 간암으로 잃었다. 이후 위탁 가정에서 자랐지만,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한 것들을 배우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 학교에서는 관계가 서툴러 왕따를 당했고, 나에게 들어온 후원금을 가로챈 위탁 부모에게 상처를 받았다. 주위에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로 취급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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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때 전단 돌리기를 시작해 카페와 주유소, 분양 사무소 등 30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지원받은 무대 의상과 구두를 대학 입시 때까지 쓰기도 했다. 분명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내 삶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믿었고, 지금은 명지대 성악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는 일을 좋아해 ‘글 쓰고 말하며 노래하는 강연가’를 꿈꾸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사회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려 한다.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자조모임 ‘청년들의 걱정 없는 하루’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장학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녹음 장비를 지원받았다. 그 덕분에 노래를 녹음해서 유튜브에 올려보기도 하고, 팟캐스트에 ‘빌려 쓰는 가족’이란 채널을 열어 보호종료청년의 삶을 전하고 있다.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나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때 막막하고 두렵기도 하다. 새로운 길을 걷고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기회를 열어주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 내가 받은 도움을 다시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다.
마인어스 무브먼트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 캠페인으로, ‘내 것’을 줄여 ‘우리 모두의 것’을 늘려나가는 활동. 대규모 창간 행사를 열지 않고, 비용을 아껴 푸르메재단과 테스트웍스에 6억 원을 기부하며 시작됐다. 임직원 재능 기부 사업인 ‘마인어스 탤런트’도 진행하며 10월 ‘마인어스 데이 포 유스’를 열었다.
모유진 명지대 성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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