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수처법 신속 처리”… 野 중진 “이젠 장외투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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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5일 법안심사 소위 강행… ‘비토권 일정기간만 보장’ 논의
주호영 “반드시 막아낼 것” 강경… 野초선들 “실패한 길” 장외투쟁 반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방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수진 김도읍 전주혜 유상범 의원. 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방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수진 김도읍 전주혜 유상범 의원.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여야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을 일정 기간만 보장하는 방식의 법 개정을 검토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외투쟁 요구가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공수처장이) 될 수 없다고 수차례 이야기해왔다”며 “법을 바꿔서 자기들 마음에 드는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중진들을 중심으로 장외투쟁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5선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폭주와 폭정을 어떻게 막아 세울 것인지 우리 당의 노선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3선 장제원 의원도 “이제 국회를 버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다수의 초선 의원은 ‘장외투쟁 불가론’을 펴고 있다. 지난해 말 패스트트랙 정국 때 이어졌던 삭발과 단식, 장외투쟁 등의 투쟁 방식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섣불리 장외투쟁에 나설 경우 공수처 찬반론보다 장외투쟁 자체에 시선이 집중돼 국민의힘이 궁지에 몰릴 수 있다”고 했다.

평소 국회 내 협상을 중시해 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장외투쟁 가능성을 닫지는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임대차3법’ 처리 때처럼 거대 의석으로 밀어붙일 경우 사실상 제지할 수단이 없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찾아 공수처법 위헌심판 청구 사건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연내 공수처 출범을 완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민께서 민주당에 압도적인 다수 의원을 주시면서 책임을 줬다”며 “올해 정기국회는 국가적 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공수처법 개정안의 신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민주당은 23일로 예정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예고했던 대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를 열 계획이다. 25일 법안소위에서는 야당 비토권의 일정 기간만 보장한 뒤 추후 무력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소위 표결 등을 거쳐 당일 법사위 전체회의까지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개정안이 다음 달 초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곧바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재가동해 초대 공수처장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윤다빈 empty@donga.com·박민우 기자
#공수처#여야 대치#공수처법#공수처장#장외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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