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GE,AI전담팀 만들어 인사 평가에도 활용 ▼ |
“인공지능(AI)으로 채용 감독관을 대체한 결과, 2018년 1년 동안 수십만 파운드와 10만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유럽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는 지난해 10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AI 면접을 이렇게 평가했다. 2016년 AI를 채용에 도입해 연간 100만 명에 이르는 지원자들을 최종면접 전까지 AI의 평가로만 거른다고 한다. 국내에서 AI를 채용 면접에 활용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늘고 있지만, 해외에선 채용과 인사평가 등 전반적인 과정을 AI에 맡긴 곳도 드물지 않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2017년 5월 “합격, 불합격을 판정하는 데 AI가 사람보다 60배 빠르다”며 IBM의 AI ‘왓슨’을 신입사원 서류 심사에 도입했다. 이후 면접 등으로 빠르게 활용해 나갔다. 구글과 제너럴일렉트릭(GE), 셸 등에선 최근 인사 부문(HR)에서 AI 알고리즘으로 직원과 지원자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별도 팀이 생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따라 국내에서도 채용과 인사 관리 등에서 AI의 쓰임이 늘어날 걸로 내다봤다. 한 AI 기술 스타트업 대표(32)는 “해외에 비해 본격 활용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AI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할 충분한 데이터를 지닌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 말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I 연구의 권위자인 김진형 KAIST 명예교수(전 인공지능연구원장)는 “(AI 기술이) 채용과 같은 주관적 판단의 영역에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는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한 정보기술(IT) 기업의 안면인식 분야 개발자도 “(AI 면접 개발사가) 지원자의 데이터와 비교할 기반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모았는지 따져볼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도 고민이 깊다. 올해 AI 면접을 도입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표정 변화나 목소리 떨림을 감지하는 게 지원자의 잠재력까지 평가하기엔 부적절하단 점에 공감해 활용 여부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사람의 직관에 기대는 대면 면접의 보조적 역할로 AI 면접을 병행하는 건 좋지만, 너무 의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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