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대신 ‘행복한 사람’ 부르며 자라
한때 예술가 가족 부담에 짓눌려
새 앨범 만들며 당찬 독립선언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씨(47)가 11일 CD와 음원으로 낸 2집 ‘슬픔은 아름다움의 그림자’(11곡 수록). 그가 9년 만에 발표한 정규앨범이다. 조 씨는 포크의 대부 고 조동진(1947∼2017)과 ‘어떤날’ 출신 조동익(60)을 포함한 7남매의 막내다. 부친은 영화 제작자이자 ‘황진이’ ‘인천상륙작전’ 등을 연출한 고 조긍하 씨(1919∼1981).
2일 만난 조 씨는 “한때는 (예술가 가족에 대한) 자랑스러움보다 부담이 훨씬 무겁게 자신을 짓눌렀다. 그늘 아래 머무는 대신 이제야 손수 심은 나무가 나의 속도로 자라고 있다. 뿌듯하다”고 했다.
“‘네 동생이 연예인들 따라다닌다더라’는 업계 풍문을 들은 동익 오빠가 한마디 했죠. ‘그러다 너의 작품은 언제 만들 거니?’”
난생처음 진심을 담아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1997년)를 작사하며 조동희는 비로소 오뚝 섰다. 조금씩 음악 활동을 이었지만 38세에야 1집(2011년 ‘비둘기’)을 냈다.
40대 후반에 들고 온 신작, 2집은 비로소 ‘조동희 시즌2’처럼 들린다. 조동익 특유의 장인정신을 담은 몽환적 앰비언트 사운드가 꿈결 같다. 실제로 한 편의 꿈이 앨범을 추동했다.
“올해 초여름 어느 날 사슴 꿈을 꿨어요. 어린 시절 예쁜 동화책을 읽다 깜빡 잠들었을 때 꾼 꿈처럼요. 동익 오빠에게 들려줬더니 첫 곡 ‘사슴꿈’의 인트로를 만들어줬죠.”

‘난 이미 행복한 사람이니까’라 노래하는 타이틀곡 ‘슬픔은 아름다움의 그림자’는 “동진 오빠”를 위한 곡. ‘동쪽여자’에서 읊는 ‘발레리나 오르골’은 여덟 살 때 별세한 아버지가 준 마지막 선물이다.
‘꼬마 동희’를 되짚는 듯한 신작은 사실 조 씨의 당찬 독립선언이다. 지난해 1인 기획사 ‘최소우주’를 설립했다.
“나 하나 잘해보자는 뜻에 ‘최소’라 지었는데 밴드 ‘사우스 카니발’,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가수 한상우가 모여 어느덧 가족을 이뤘네요.”
21일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다음 달 19일엔 인천 문학시어터에서 드니 성호, 한상우와 공연한다.
“열쇠를 잃은 채 생의 중간에 멍하니 선 분들께 음악으로 말하고 싶어요. ‘주류나 유행에 뒤처지든 말든 그저 사람도, 생도 사랑하라. 생생하게!’ 이제야 조금 어른이 된 기분이네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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