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상가 ‘폭행 영상’… 남성 “전화 안보여줘 다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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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일자 경찰에 자진출석 진술

부산의 한 지하상가에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7일 오전 1시 13분경 북구 덕천동 부산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지하상가에서 남녀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상가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영상을 보면 말다툼을 하는 듯 서로 밀치던 남녀는 갑자기 팔과 다리를 이용해 서로 때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격분한 남성이 거세게 몰아붙여 결국 여성은 쓰러진다. 그럼에도 남성은 저항하지 못하는 여성의 얼굴 부위를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수차례 내리친다. 정신을 잃은 듯한 여성을 두고 남성은 휴대전화를 보며 걸어가 이내 화면에서 사라진다. 폭행은 약 1분간 지속되며 주변에 다른 행인은 보이지 않는다.

당직 근무 중이던 상가 관리사무소 직원이 관제실 모니터에서 이 장면을 보고 112에 신고한 뒤 여성의 상태를 살피러 현장으로 갔다. 경찰은 “인근 지구대 직원들이 출동했을 때 현장에 남녀는 없었다”며 “여성이 떠나기 전 관리실 직원에게 ‘왜 신고했느냐’며 완강하게 따졌다는 말을 전해 들어 신고를 취소했고 당시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해당 남성은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상가 인근 CCTV 등을 통해 해당 영상에 나오는 여성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이 영상은 지하상가 관리사무소 직원이 지인에게 영상을 전달하면서 급속도로 퍼졌다. 경찰은 남성이 영상 유포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영상 유포자를 추적해 처벌할 예정이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지하상가#폭행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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