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강제휴직’ 항공사 승무원 극단선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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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 장기화로 생활고 시달린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직을 하고 있던 한 항공사 승무원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승무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7일 강서구에 있는 한 주택에서 국내 한 항공사의 승무원인 A 씨(27)가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A 씨의 어머니는 “딸이 전화도 받지 않고 연락이 되질 않는다”고 신고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쓰러져 있는 A 씨를 발견한 현장에서 별다른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어 타살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A 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이 글에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내 장기는 기증해 달라. 편안한 안식처로 떠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유족 측에 따르면 올 초부터 휴직에 들어간 상태였던 A 씨가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상당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항공사 직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4월부터 시행한 국내 직원 순환(유급)휴직을 지난달 다시 두 달 연장하기로 했다. 무급과 유급 휴직을 병행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상당수 직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질 경우 대규모 정리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코로나 강제휴식#항공사#승무원#극단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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