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수 없었던 4년” 흑인 평론가 생방송중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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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시대]인종차별 정책 폐지 기대하며
“추방될 걱정없이 학교가고 쇼핑… 이제야 부모 노릇하기 쉬워졌다”

미국 CNN방송의 흑인 정치평론가 밴 존스가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CNN 캡처
미국 CNN방송의 흑인 정치평론가 밴 존스가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CNN 캡처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확정을 보도하던 CNN방송의 흑인 정치평론가 밴 존스(52)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장면이 큰 화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 정책을 거세게 비판한 후 새 행정부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스 평론가는 7일(현지 시간) 소감을 묻는 앤더슨 쿠퍼 앵커의 질문에 목이 멘 채 “오늘 아침에는 부모 노릇, 아버지 노릇을 하기가 더 쉬워졌다”며 “아이들에게 사람 됨됨이와 진실이 중요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게 쉬워졌다”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만 약 400만 건 조회됐다.

그는 올해 5월 백인 경찰관의 목 조르기로 숨진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일성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며 “숨을 쉴 수 없었던 사람이 플로이드만이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여동생이 월마트에 쇼핑하러 갔다가 누가 뭐라고 하는 소리를 듣지 않고 차로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털어놨다.

존스 평론가는 “무슬림들은 이제 미 대통령이 ‘당신이 미국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할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이민자는 미 대통령이 당신의 아이를 빼돌리거나 이유 없이 추방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불법 입국한 부모를 따라 들어온 청년들이 강제 추방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한 행정명령 ‘다카(DACA)’를 폐지하려 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의 당선으로 우리는 조금이나마 평화를 얻었고 다시 무언가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며 인종차별적 분위기로 고통을 겪은 많은 사람의 억울함이 조금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저속한 방식으로 일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건 쉽지만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점을 내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질타했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인 그는 두 자녀를 뒀고 작가, 사회활동가 등으로 일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녹색 일자리 특별보좌관을 지냈고 유명 가수 제이지 등과 소수인종에 불리한 사법체계 개혁을 위한 단체도 설립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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