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 생활고 50대 택배노동자 극단선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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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에 “지점 갑질에 힘들어”

경남 창원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던 50대 택배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일 경남 진해경찰서와 전국택배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8분경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 R택배 부산 강서지점 하치장에서 김모 씨(50)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김 씨는 오전 2시 반경 자필로 쓴 두 장짜리 유서를 찍어 동료들에게 메신저로 보냈다. ‘억울합니다’로 시작되는 유서에는 “택배업을 하면서 시설 투자, 세금 등으로 수입이 적어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점에서 직원을 줄이고 업무를 떠넘기는 등 힘들었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김 씨는 부모에게 ‘죄송하다’는 내용과 함께 ‘생활고에 시달려 빚이 많으니 상속을 포기하라’는 취지의 글도 남겼다.

김 씨는 올 2월부터 강서지점과 한 구역을 맡는 ‘소장’ 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택배업을 했다.

택배노조는 “김 씨가 수입이 줄어들자 퇴사를 하려 했지만 회사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안다”며 “심지어 본인 차량에 구인광고를 붙이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택배회사는 “부당한 요구나 갑질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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