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500회 이웃사랑 ‘헌혈의 여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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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형씨 여성으로 국내 첫 대기록 “건강 지키며 다른 사람 도울수 있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헌혈 500회를 달성한 유배형 씨가 13일 부산혈액원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헌혈 500회를 달성한 유배형 씨가 13일 부산혈액원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헌혈은 건강을 지키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을 돕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3일 국내에서 헌혈 500회를 달성한 첫 여성이 나왔다. 주인공은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 헌혈봉사회 소속 유배형 씨(65)로 40년 넘게 이웃 사랑을 실천해 온 결실을 맺었다.

유 씨는 이날 오전 11시경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을 찾아 500번째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사 명예의 전당에 오른 500회 이상 헌혈 동참자는 29명인데 모두 남성이다. 여성으로서는 유 씨가 처음이다. 부산혈액원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임신, 빈혈 등 신체적 제약으로 남성보다 헌혈 부적격 판정을 받는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유 씨의 기록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남편의 권유로 1975년 12월 25일 성탄절 처음 헌혈의집을 찾은 이후 지금까지 헌혈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983년 충북 제천에서 부산으로 이사 온 뒤부터 본격적으로 2, 3주에 한 번 헌혈을 시작했다. 1998년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5급 판정을 받고 1년여간 치료를 받은 뒤에도 유 씨의 이웃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유 씨는 “습관처럼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덧 500회를 달성했을 뿐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헌혈을 할 수 있는 시간이 5년 정도 남았는데 건강관리를 잘해서 끝까지 남을 돕고 싶다”고 했다. 유 씨는 올해도 헌혈을 16회 했다.

유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들이 헌혈을 꺼린다는 말을 들어 안타깝다”면서 “마스크 잘 쓰고 방역을 철저히 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며 헌혈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헌혈#여왕#이웃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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