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옵티머스 만난뒤 5100억 태국사업 “적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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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 의혹]올 3월 회동 2주만에 신속결정
추미애 “가짜”라던 옵티머스 문건, 일부 사실로 확인… 신빙성 높아져

한국남동발전이 펀드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해외 발전사업 투자를 논의한 뒤 약 2주 만에 5000억 원대 사업에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야권에선 다른 사업보다 내부 승인 속도가 빨라 ‘윗선’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3일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남동발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동발전 해외사업 담당자는 3월 13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에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수감 중)를 만나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을 협의했다.

이어 같은 달 31일 남동발전 투자심의위원회는 해당 사업에 ‘추진 적합’ 판정을 내렸다. 남동발전과 태국 현지 개발사인 우드플러스는 지난달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11월 사업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사업비 4억4800만 달러(약 5100억 원)를 들여 태국에 발전용량 120MW급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의 30%를 남동발전이, 30%를 옵티머스 등 금융권이 투자하기로 했다.

야권 등에서는 올 2월 태국 바이오매스 사업 정보를 처음 보고받은 남동발전이 옵티머스와 협의를 거친 직후 급속도로 사업 적격 판정을 내린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태국 사업과 달리 남동발전이 참여한 일본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은 지난해 5월 사업 정보를 보고받고 5개월 뒤, 미얀마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은 2개월 뒤 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남동발전과 옵티머스가 해외 발전사업을 협의했다는 사실은 검찰이 확보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도 나와 있다. 문건엔 ‘이헌재 고문(전 경제부총리)이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 해당 문건에 대해 “가짜”라고 했지만 문건의 신빙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옵티머스는 사업 설명을 진행한 투자사 중 1곳일 뿐이다. 옵티머스에서 실제 투자받은 건 없으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연관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남동발전#옵티머스#로비#의혹#태국사업#51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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