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특별사면 해줄수 있다”고 말한 ‘신회장’ 자금흐름 추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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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 의혹]정관계 로비 의혹 집중수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옵티머스 내부에서 ‘국내 최고의 로비스트’로 불린 신모 씨의 주변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신 씨에게 제공된 사무실 임차료 등을 대납한 옵티머스 관계사들의 자금 집행 명세도 확보했다. 검찰은 신 씨를 포함해 옵티머스에서 ‘회장님’이라고 불렸던 관계자 3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로비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 검찰, “신 회장이 옵티머스 해결사” 진술 확보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수감 중)로부터 “신 회장이 ‘토토컨소시엄을 결성했는데 좋은 사무실을 임차해주면 옵티머스가 자산 운용을 맡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신 씨에 대해 “정계와 법조계 인맥이 매우 두텁고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사람들을 두루 아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신 회장이) 스포츠토토, 충남 금산 마사회 관련 사업 등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키워줄 테니 열심히 해보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신 씨를 일종의 ‘사업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 씨를 만난 적이 있는 또 다른 옵티머스 관계자는 신 씨를 사업가보다 로비스트로 기억하고 있었다. 옵티머스 사내이사인 윤모 변호사(43·수감 중)는 검찰 조사에서 “김 대표로부터 ‘옵티머스가 지난해 10월 성지건설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당할 때 신 회장이 해결해줬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신 씨를 ‘대한민국 최고 로비스트’로 소개했고 회장님으로 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0월 기소한 ‘성지건설 무자본 인수합병(M&A) 사건’ 공소장에는 옵티머스가 성지건설의 ‘자금줄’로 11차례나 등장한다.

윤 변호사는 또 “올 4월 옵티머스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가 시작될 무렵 김 대표는 신 회장이 해결해줄 것을 철석같이 믿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 김 대표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업체 자금을 동원해 신 씨 사업을 도왔다. 2019년 4월부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중심부에 있는 빌딩에 660m²(약 200평) 규모의 사무실을 임차해주면서 월 4500만 원의 임차료는 옵티머스의 ‘자금 통로’인 관계사 트러스트올이 지불했다. 고급 가구 등 인테리어 비용만 1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 사무실은 면적의 20% 정도가 신 씨 사무실로 쓰였다고 한다. 압수한 김 대표의 휴대전화에서 신 씨 사무실이 있는 ‘N타워 미팅’ 일정도 검찰은 확인했다. 김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옵티머스 관계사 D사는 신 씨에게 고급 수입차인 롤스로이스 차량을 지원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신 씨의 존재는 옵티머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 김 대표와 윤 변호사 등이 도주 시나리오까지 작성했던 ‘주범 바꿔 치기’ 계획에도 언급돼 있다. 올 5월 22일 윤 변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회의 주제’라는 문건에는 주변 인맥으로 ‘신 회장 라인’이 등장한다. 검찰이 확보한 대화 녹취록에는 옵티머스 사무실이 압수수색당하기 일주일 전 김 대표가 윤 변호사에게 “특사(특별사면)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신 회장이 호기로 한 말들인데, (내가) 근거가 있는 것처럼 윤 변호사에게 거짓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회장님 3인방’ 역할-자금 흐름 추적

옵티머스에서 ‘회장님’이라고 불렸던 인사는 더 있다. 이 중 일부는 정·관계 로비 창구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쫓고 있는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는 옵티머스가 펀드 판매처를 알아보던 2019년 4월 김 대표에게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에게 전화했으니 기다려 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정 전 대표가 소개해줬다”고 진술했다. 김 대표와 증권사 실사 자리에 참여했던 양호 전 나라은행장은 2018년 5월까지 옵티머스 사무실로 출근하며 ‘양 회장님’으로 불렸다. 옵티머스 고문인 양 전 행장은 금융계 등 인맥 소개 역할을 맡으며 월 500만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진 shine@donga.com·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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