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일 있다면 명예회복… 조사결과 지켜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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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피살 공무원 아들에 A4용지 한장 분량 답장 보내
유족 “같은 말만 되풀이… 허탈”

문재인 대통령(사진)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47)의 고교생 아들에게 12일 위로의 답장을 보냈다. 8일 유족에게 편지를 전달받은 지 4일 만이다.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55)는 1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오늘 등기로 편지를 받았다”며 “A4용지 한 장 분량이고 14일 오후 1시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경이 일방적으로 월북을 단언하고 있다”며 “동생이 탔던 무궁화10호 동료 선원들을 조사한 자료에 대해 해경에 정보공개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래진 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답장에는 유족에 대한 위로 메시지와 함께 해경 조사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억울한 일이 있다면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래진 씨는 8일 청와대에 조카가 작성한 편지 원본을 전달했다.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에는 자신의 아버지는 자진 월북할 분이 아니며 대통령이 아버지의 명예회복과 시신 수습을 도와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래진 씨는 “컴퓨터 타이핑으로 작성된 문서”라며 “문 대통령이 기존에 말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허탈하다”고 말했다.

피살된 이 씨의 아들은 5일 공개된 2쪽짜리 편지에서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썼다.

문 대통령이 이 씨 유가족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은 6일 관련 보도 내용을 보고받은 참모진 회의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라고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문재인#피살 공무원#유족#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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