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핵심’ 리병철-박정천에 원수 칭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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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차수 안거치고 2계단 뛰어… 박, 차수 승진 5개월만에 원수로
태영호 “공무원 피살 총책임자”… 김정은 ‘경제 80일 전투’ 지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 개발 주역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일을 앞두고 핵과 ICBM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리 부위원장과 박 총참모장에게 인민군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원수, 차수, 대장, 상장, 중장, 소장 등 6단계로 나뉜 군 장성 계급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앉힌 것이다.

대장이었던 리 부위원장은 차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원수로 승격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래 전략무기 개발을 주도해온 리 부위원장은 2016년 6월 무수단 미사일 ‘화성-10’ 발사에 성공한 뒤 김 위원장과 부둥켜안는 장면이 공개됐다. 같은 해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 시험발사 때 김 위원장과 앉아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리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오른 뒤 올해 5월과 8월에는 각각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면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 총참모장도 올해 4월 정치국 위원에 오른 뒤 5월 김수길 총정치국장(대장)을 제치고 차수로 승진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 총책임자인 박 총참모장을 원수로 승격시켰다”며 “북한이 겉으로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리 부위원장과 전략무기 배치 운용이 임무인 박 총참모장을 원수로 승격시킨 것은 전략 무기 실전 배치와 운용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내년 1월 초 여는 8차 당대회를 앞두고 80일 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80일 전투는 일정 기간 동안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단기간에 성과를 만드는 속도전 방식이다. 북한이 2016년 7차 당 대회 전후로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를 진행한 뒤 4년 만에 속도전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경제난이 그만큼 심각함을 보여준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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