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경매 없애고 ‘공영시장도매인’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시-전남도 2023년 운영 추진… 도매인이 생산자와 협상해 거래
유통비용 8%가량 감소 예상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2023년부터 경매 절차 없이 농산물을 거래하는 ‘공영시장도매인’ 제도가 도입된다.

서울시는 6일 전남도와 농수산물 도매시장 유통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공영시장도매인 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공영시장도매인 제도는 생산자와 도매인이 가격, 생산량 등을 경매 절차 대신 사전 협상을 거쳐 정한 뒤 거래하는 방식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농산물 가격 안정과 수급 조정을 위해서는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는 가락시장 등의 도매시장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의 약 75%는 경매 제도를 거친다. 경매 제도는 가락시장이 문을 연 뒤 35년간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풍토 정착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당일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격히 등락하거나 경매에 따른 추가 유통비용 발생 등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래 당사자인 농민이 정작 가격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점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장도매인이 직접 산지에서 농산물을 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면 유통비용이 8%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매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농민과 도매인이 논의해 출하량을 조절할 수 있어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산물 가격이 일정 수준 밑으로 내려가면 생산자에게 일부를 보전해 줄 방침이다.

서울시는 2023년 완공이 예정된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도매권 1공구(채소2동)에 공영시장도매인 전용 공간을 마련한 뒤 이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제도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장도매인 법인 설립 과정에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서울시는 이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공영시장도매인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도 도입을 위해 조례 개정도 추진한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가락시장#경매#공영시장도매인#도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