댜오위다오 공론화… 일본의 허 찌른 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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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박물관 개관 中영토 강조
항일영화 흥행와중 전략적 부각

중국이 3일 국경절 연휴(1∼8일) 중 일본과의 영토 분쟁지인 ‘셴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온라인 박물관’을 깜짝 개관하며 중국 영토라고 주장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남서쪽으로 약 410km, 중국에서 동쪽으로 약 330km 떨어진 동중국해상의 8개 무인도로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은 “3일 댜오위다오 온라인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사진과 동영상, 문헌 자료, 언론 보도, 학술 자료 등을 모아 놨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 박물관에 1403년 명나라 황제 영락제 때 처음 댜오위다오라는 지명을 사용했다는 역사적 사료, 이곳이 중국 영토에 포함된 1579년 및 1629년 지도 등을 전시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일본의 허를 찔렀다고 분석하고 있다. 양국이 한때 이 문제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중국이 과거보다 영유권 주장 수위를 낮췄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올해 국경절 연휴 중 박물관을 깜짝 개관한 것은 ‘애국심을 통한 내부 결속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수뇌부 판단이 개입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 집권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논란,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내부 불만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측이 최근 중국 내에서 항일 영화 ‘바바이(八佰)’가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것을 기점으로 센카쿠 열도 문제를 전략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의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댜오위다오#셴카쿠 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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