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방역 노하우 발리에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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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운항 올스톱 발리공항 상대… 맞춤형 방역 대책 컨설팅 하기로
해외 공항개발 사업 수주도 본격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통로에서 방역 담당 직원들이 바닥에 깔린 카펫을 소독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통로에서 방역 담당 직원들이 바닥에 깔린 카펫을 소독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객이 예년의 10% 수준으로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AP1)와 ‘인천공항-발리공항 코로나19 위기대응 컨설팅 사업 계약’을 체결한 것.

인천공항공사가 계약을 맺은 이 공항은 세계적 관광지인 발리의 관문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수개월째 국제선 운항이 대부분 마비된 상태다. 발리공항은 연말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맞는 것을 목표로 공항시설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천공항의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 컨설팅이 끝나면 발리공항의 방역체계를 여행사와 호텔, 리조트, 렌터카 업체 등 현지 관광업계 전반으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컨설팅의 주요 내용은 스마트 방역과 공항비상운영체제 선제적 가동, 위생 강화 등으로 인천공항의 방역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환경을 분석한 뒤 맞춤형 대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와 AP1은 지난해 8월 ‘해외사업 동반추진 및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으며 인도네시아와 중동을 비롯한 주요 해외공항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돈독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 협약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인도적 차원에서 발리공항에 무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3월 ‘코로나19 Free Airport’를 선포하며 출국하는 여객에 대한 3단계 발열체크를 도입했다. 여객터미널에 들어오기 전, 보안검색을 앞둔 출발층, 항공기를 타기 전 탑승게이트에서 각각 발열검사를 하는 등 모든 출국 과정에 꼼꼼한 방역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같은 달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인천공항의 출국여객 3단계 발열체크 현장을 둘러보며 “한국의 이런 방식이 세계적 표본이 될 만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감염 확산지역에서 들어온 여객은 전용 입국장을 통과시키고, 항공기도 별도 주기장을 배정했다. 고열 등과 같은 증세를 보이는 여객은 입국 단계에서부터 동선을 분리했다. 인천공항에는 7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상주 직원 간 감염은 아직까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방역 시스템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8월 인천공항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공항 최초로 국제공항협의회(ACI)의 ‘공항방역인증(Airport Health Accreditation)’을 획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발리공항에 대한 컨설팅을 계기로 대규모 해외공항개발사업 수주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인천공항공사에서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바탐공항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공항 등의 민관협력 사업에서 인천공항의 방역 모델을 접목시켜 경쟁의 우위를 선점할 방침이다.

이희정 인천국제공항공사 미래사업본부장은 “동남아와 유럽, 중동 등 세계를 무대로 인천공항의 뛰어난 방역 노하우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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