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 北 리정철… 美법무부, 대북제재 위반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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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였던 북한 국적의 리정철을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11일 리정철과 그의 딸 리유경, 말레이시아인 간치림을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리정철은 김정남이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을 때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조사받았다가 풀려난 바 있다. 다만 미 법무부는 리정철에 대한 기소는 김정남 암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의 사업가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북한을 위해 자금 세탁과 물품 조달 등을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정철이 수만 달러 상당의 야자유와 비누 등을 북한군이 통제하는 무역회사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돕고, 이탈리아산 와인 5만 병(25만 달러 상당)을 조달해 북한 지도부와 엘리트 계층에 넘기며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리유경은 이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통역을 해줬고, 간치림은 이 부녀를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정철은 김정남 암살 사건 당시 용의자로 체포됐으나 혐의를 부인했고 석방 후에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됐다. 미국 사법당국이 리정철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 검찰은 이와 별도로 대북제재를 위반해 북한과 거래한 중국 통신업체 ZTE의 위장회사와 ZTE에서 근무했던 직원을 상대로 100만 달러를 압류할 방침이다. ZTE 전 직원 리시춘은 ZTE의 위장회사들을 이용해 휴대전화 장비 등을 북한에 조달하고 최소 1500만 달러의 자금을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북한과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김정남#암살#용의자#리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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