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거리 두기 일부 완화… ‘2주짜리’ 대책만으론 장기전 버겁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4일 00시 00분


코멘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수도권에서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오늘부터 2주간 2단계로 완화한다고 어제 발표했다. 다만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8일부터 2주간은 다시 특별방역 기간으로 정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한다. 우선은 ‘2주간의 대책’을 통해 국민 피로도와 중소 상공인들의 불만을 줄이고 이후 상황을 보겠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지난달 30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서 시행된 ‘거리 두기 2.5단계’는 방역의 긴장도와 그물망을 죄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와 중소 상공인들에게 감내하기 힘든 인내를 요구했다. 이제 2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음식점 오후 9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허용 △커피전문점 매장 내 취식 금지 △10인 이상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집합 금지 △실내체육시설 집합 금지 등의 조치가 풀리게 된다.

어제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1명으로 11일째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국내 발생은 99명으로 30일 만에 가까스로 두 자릿수가 됐다지만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여전히 20%대를 넘는 등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거리 두기 부분 완화를 택한 것은 소상공인의 생계 때문에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해도 방역의 긴장감을 느슨하게 하는 잘못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영업장 학원 등 대면 접촉이 일어나는 일선 현장에서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독려하고 빈틈 메우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은 갈수록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13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894만여 명, 사망자는 92만5000여 명으로 사망자 증가 추이가 가파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말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을 겨울 독감 유행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시적 봉쇄-해제를 반복하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장기전에 대비한 ‘지속 가능한 방역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거리두기#장기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