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퇴진요구 시위대에 “북한 같다” 막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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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일방적 선동에 휩쓸려” 들끓는 민심을 군중심리로 폄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71)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두고 “언론의 일방적 보도에 휩쓸린 군중이다. 마치 북한 같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고 있다. 부패 스캔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실패에 대한 반성 없이 언론 탓만 한다는 이유에서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일 내각회의에서 최근 반정부 시위에 대해 “한쪽 시각만 가진 언론과 이에 따라 움직이는 군중의 모습이 북한을 연상시킨다. 시위대가 내 가족을 위협하는데도 문제 삼는 언론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시위가 폭력적으로 흐르고 있다. 폭력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동이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언론이 이런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1996∼1999년,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4년 넘게 총리로 재직 중인 최장수 총리지만 지난해 11월 뇌물수수, 배임, 사기 등 3개 혐의로 기소돼 올해 5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현직 총리가 형사 재판을 받는 일 역시 사상 최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여파로 실업률이 20% 이상으로 치솟고, 누적 확진자 또한 7만 명을 돌파하자 국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일 예루살렘,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린 총리 퇴진 요구 시위에는 1만 명이 넘게 참석했다.

카이로=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스라엘 총리#네타냐후#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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