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인사위 하루전 돌연 취소… 일각 “법무부-靑 조율 못마친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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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추후 일정 안밝혀
檢고위간부 인사 연기 불가피
이성윤-조남관 유임 가능성

법무부가 30일 예정됐던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위한 검찰인사위원회를 하루 전날인 29일 오전에 전격 취소했다. 검찰인사위에서 인사 원칙과 범위 등이 정해져야 후속 인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당초 이달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던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일정은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이날 오전 외부 인사와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차장 등 검찰인사위원들에게 검찰인사위 전체회의 취소를 통보했다. 법무부는 검찰인사위원들에게 연기 사유나 추후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인사위가 갑자기 연기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법무부가 청와대와의 인사 조율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60·사법연수원 23기)의 연수원 1년 선배인 김영대 서울고검장(57)과 양부남 부산고검장(59), 연수원 동기인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58)과 이정회 인천지검장(54)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50여 명 가운데 11석이 공석이 되면서 추 장관이 올 1월에 이어 윤 총장의 측근을 좌천시키는 인사를 다시 할 것으로 예상됐다. 추 장관은 29일까지 윤 총장에게 인사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한 사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제청권자인 추 장관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과 함께 고검장과 검사장 승진, 주요 보직 인사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 검찰 인사와 수사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고검장 등 전국 6개 고검장에 누가 임명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8·사법연수원 23기)은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의 동기 등이 고검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알려져 고검장급으로 승격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을 고검장급에서 검사장급으로 낮춘 적이 있어 다시 고검장급으로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55·24기)도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류가 강하다. “윤 총장과의 대립 구도가 계속되고 있고, 이 지검장과 조 검찰국장을 대체할 후보자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고검장 등을 놓고는 배성범 법무연수원장(58·23기) 등 윤 총장의 동기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가 이르면 이번 주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검경 수사권 조정의 후속 작업인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시행령 발표 및 검찰 인사 연기를 맞물려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는 검찰의 직접 수사가 대폭 축소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검찰 조직의 개편이나 축소 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에 인사를 먼저 하고, 또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검찰 인사를 두 번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검찰 인사#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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