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판매업체發 확진 33명으로… 자가격리 70대 서울아산병원 활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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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대부분 60∼80대 고위험 노년층
일부 확진자 은행-교회 방문하기도… 쿠팡-개척교회 관련 감염도 이어져
생활방역 한달… 확진자 33% 증가
당국 “경로 불분명 감염 확산 심각”

서울에 있는 한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와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일 33명으로 늘어났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60∼80대 노년층 고위험군이다. 게다가 감염 의심 기간에 대형 병원이나 은행, 교회 등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져 추가 전염 가능성도 작지 않다.
○ 86세도 감염… 자가 격리 기간에 대형병원 간 확진자도
서울시 등은 “서울 관악구에 있는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5일 오후 8시 기준 전날보다 23명 늘어난 3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86세 확진자도 나왔다.

관련 확진자들은 리치웨이의 직원이거나 방문자들이 주를 이뤘다. 서울과 인천에선 방문자의 가족 등 2차 감염도 나왔다. 시는 업체 직원, 방문자 등 199명에 대해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건물을 방문한 사람들에겐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검사를 받도록 문자를 발송했다”며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내방객은 5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70)는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고 대형 병원 등을 들러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A 씨는 최근 거의 매일 리치웨이에 들른 데다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것이 드러나 4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집에서 머물지 않고 5일 오전 7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내원했다.

송파구에 따르면 A 씨는 오전 9시 50분 확진 통보를 받고 곧바로 격리됐지만, 이미 채혈실과 동관 심장검사실, 영상의학과 외래촬영실, 한식당 등을 들렀다. 아산병원은 “즉각 A 씨가 방문한 장소들을 폐쇄하고, 동선이 겹치는 방문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치웨이 직원과 판매원 등의 가족도 감염됐다. 역시 5일 확진된 70대 남성은 리치웨이에 다니는 부인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B 씨는 3일 인근 새마을금고를 이용했으며, 4일 교회 예배도 참석했다.

방역당국은 “리치웨이에서 매주 2, 3차례씩 열렸다는 판매교육 행사와 주로 노년층인 판매원이 참석한 제품 소개 세미나가 감염 경로가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떡 잔치’라고 불리는 세미나에서 방문자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양천탁구클럽’ 이용객도 확진자가 4명 잇따라 나왔다. 관련 최초 확진자는 양천구 신월4동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다. 2일 이상 증상이 나타난 남성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해당 탁구장을 이용했다. 지난달 30일엔 양천구 ‘스마일탁구장’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생활 방역 기간에 수도권 중심 집단감염 늘어나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인천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도 잇따랐다. 경기 부천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5일 4명이 추가로 발생해 모두 124명으로 늘어났다.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 역시 전날 대비 10명이 늘어나 총 76명으로 집계됐다. 5일 경기 용인에 있는 한 어린이집을 다니는 2세 남아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어린이집의 30대 여성 보육교사가 개척교회 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 지 6일로 한 달을 맞지만, 확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때보다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신규 확진자는 864명으로, 하루 평균 27.9명.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던 4월 5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신규 확진자 648명보다 약 33.3%나 증가했다. 특히 최근 2주간 신규 확진 중 지역 집단 감염이 73.2%이며, 96.6%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지역 집단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byhuman@donga.com·김하경 ·김소민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리치웨이#확진 환자#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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