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이다 센서와 터치패드로 활용도↑··· 애플 아이패드 프로 4세대

동아닷컴 입력 2020-05-21 18:56수정 2020-05-21 19:4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이패드 프로 1세대 제품이 출시되던 당시, 가장 인기 있는 태블릿은 10인치였다. 8인치 제품은 6인치 후반 대형 스마트폰과 경쟁했으나, 10인치 제품은 스마트폰보다는 확실히 크면서도 노트북보다는 작고 휴대하기가 간편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성된 시장에 12.9인치 사이즈인 아이패드 프로가 등장하자, 이 제품이면 차라리 노트북을 쓰는 것이 활용도가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쏟아져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크기의 13.3인치 노트북과 직접적으로 비교돼서다. 13.3인치 노트북은 적절한 내부 공간을 갖춰 보급형 구성과 고성능까지 구현할 수 있고, 휴대하기에 좋은 사이즈라서 900g대 제품도 있을 정도다. 애플 아이패드의 성능과 활용도가 입증된 편이라곤 하나, 기본 전제가 컴퓨터인 노트북과 태블릿이 정면으로 승부하는 그림이 그려지니 노트북을 쓰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4세대와 매직 키보드가 연결된 예시. 출처=IT동아>

하지만 그런 세간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출시 후 5년이 지난 지금, 아이패드 프로는 13.3인치 노트북과는 또 다른 입지와 활용도를 인정받으며 12.9인치 태블릿 시장을 일궈냈다. 이제는 '당신의 다음 컴퓨터는 컴퓨터가 아니다'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내세울 정도다. 새로운 액세서리를 통한 활용도 강화로 일반 노트북을 대체해보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12.9인치로 13.3인치 노트북을 넘보다.

주요기사
<애플 아이패드 프로 4세대, 매직 키보드에 연결된 상태로 키보드는 포함되지 않는다. 출처=IT동아>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대각 기준 11인치, 12.9인치 두 가지 모델이 존재하며, 리뷰는 12.9인치 모델로 작성된다. 애플리케이션 수행에 필요한 연산을 처리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A12Z 바이오닉 칩과 뉴럴 엔진이 탑재됐고, 128/256/512GB와 1TB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시스템 성능을 확인하는 ADIA64 앱으로 확인한 메모리(RAM) 용량은 6GB다. 메모리 용량이 노트북 대비 작다고 볼 순 있으나, 운영체제가 아이패드 OS 기반이므로 노트북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애플 아이패드 12.9형 전면 및 후면. 출처=IT동아

12.9인치 모델의 디스플레이는 2,732x2,048 해상도의 평면 내 전환(IPS) 기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사용됐고, 최대 120Hz 재생률을 제공하는 프로 모션(ProMotion) 기술이 적용됐다. 색 재현력은 미국 영화산업 표준인 P3 색공간을 기반으로 해 사진이나 영화 감상에 최적이고, 최신 애플 기기와 동일한 표현력의 화상을 볼 수 있다. 또한, 외부에서의 활용도를 위해 600니트 화면 밝기를 제공하는데, 통상적인 보급형 노트북이 250~300니트, 프리미엄 급 노트북이 400~600니트 밝기인 점을 참고하자.

440MB 4K 영상을 FHD로 줄이는데 걸린 시간은 18초다. 출처=IT동아

A12Z 바이오닉 칩은 8개 코어로 구성돼있으며, 4K 동영상 편집이나 3D 디자인, 증강 현실 등 작업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태블릿 기반이라 노트북과 비교했을 때 각각 장단점이 있다. 같은 가격대 노트북과 비교한다면 노트북 성능이 상대적으로 높겠으나, 노트북은 발열 제어를 위한 쿨링팬이 필수라 소음이 있다. 반대로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노트북 수준의 열이 발생하진 않아 쿨링팬이 없고, 소음도 없다. 1:1로 비교하기보다는 각 특성이 다른 제품으로 봐야 한다.

어도비 프리미어 러시로 소니 XAVC S 4K(3,840x2,160) 30프레임, 60Mbps 비트레이트로 촬영한 1분 영상을 렌더링한 결과, 440MB 4K 영상을 1080p 30프레임으로 변환하는 데 18초가 소요됐다. 여기서 노트북보다 우월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카메라다.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최대 4K 60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1,200만 화소 f/1.8 카메라와 1,000만 화소 f/2.4 광각 카메라를 갖췄는데, 간단한 영상이라면 아이패드 프로 4세대로 촬영한 다음 바로 편집할 수 있다.

라이다(LiDAR) 스캐너로 증강현실 기능 강화

<후면 라이다 스캐너로 복층 복도를 스캔했다. 출처=IT동아>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는 빛이 물체에 닿았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파악하는 기술이다. 후면 카메라 2개 중 검은색으로 된 부분이 바로 라이다 센서인데, 자율 주행 차량이나 건설 현장, 자동차 스피드건 등에 주로 사용되는 센서다. 그런 장치가 아이패드 프로 4세대에 탑재된 이유는 증강 현실(AR) 기능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예시는 'LiDAR Scanner 3D' 앱을 활용해 복층 계단을 측정한 결과다. 라이다 센서를 통해 계단의 굴곡이나 벽 높이를 검출한 다음, 이를 3D 결과물로 확인할 수 있다.

<3D 위치 정보를 토대로 한층 완성도 높은 증강 현실을 구현한다. 출처=IT동아>

증강 현실도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 지금까지의 증강 현실은 2차원이나 GPS 좌표 기반으로 동작했는데,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라이다 센서를 통해 얻은 3차원 위치 정보까지 대입한다. 라이다 센서의 증강현실을 활용하는 'IKEA Place' 앱을 활용해 증강 현실로 원하는 가구를 배치해봤다.

기존 2차원, GPS 좌표로 구현된 일반 증강 현실은 기기가 이동하면, 증강 현실의 형태나 위치가 변형된다. 반면, 라이다 센서를 통해 물리적 위치를 확보한 상태인 만큼 사용자가 위치를 이동하더라도 증강 현실 좌표는 변하지 않는다.

실제로 가구가 배치된 상태에서 뒤로 이동하면 가구의 뒷면을 볼 수 있는데, 일반 증강 현실은 이 정도로 구현되지 않는다. 현재 애플은 라이다 센서가 활용되는 건축, 안전, 보건 분야를 라이다 센서의 활용 예로 들고 있는데, 추후 증강 현실 시장이 커진다면 그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직 키보드는 애플 맥북과 동일한 가위식 키보드,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소형 트랙 패드가 탑재된다. 출처=IT동아>

아이패드 4세대가 노트북을 겨냥한 이유는 함께 출시된 애플 매직 키보드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이패드용 키보드는 휴대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애플 매직 키보드는 가위식 키보드와 아이패드 OS에 맞춘 멀티터치 트랙패드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과 흡사하다.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후면에 자석으로 고정되며,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아이패드 프로에 포함된 애플 스마트 커넥터 활용해 전원을 연결하므로 별도로 충전이나 연결할 필요가 없고, 연결 즉시 타자를 입력할 수 있다. 게다가 글씨에서 빛이 나는 LED 백라이트도 점등돼 야간에도 활용할 수 있다. 측면에는 USB C형 단자가 있어 충전 중 사용도 훨씬 편리하고, 별매의 USB C형 허브를 활용해 연결 단자도 확장할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가격이다. 이 키보드는 아이패드 프로 4세대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11형 키보드는 30만 원대 후반, 12.9형 키보드는 40만 원대 중반이다. 사실상 키보드 하나 가격이 보급형 노트북과 맞먹는다. 아이패드를 노트북과 같이 쓸 수 있게 해주는 점은 매력적이나, 그만큼 가격 부담이 상당한 물건이다.

GFX 벤치 메탈을 활용해 아이패드 프로 4세대 배터리를 측정한 결과. 출처=IT동아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36.71와트시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내장하며, 동영상 및 Wi-Fi를 통한 웹 서핑 시 최대 10시간 동안 유지된다. 배터리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GFX벤치 메탈을 활용해 아이패드 프로 4세대의 배터리 성능을 측정해봤다. 해당 테스트는 특정 3D 연산을 구간별로 30회 동안 반복해 최대 배터리 시간을 유추하며, 밝기는 최대 상태를 유지했다.

벤치마크 결과에서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356분을 기록했는데, 실사용이라면 6시간 동안 3D 게임을 켜놓은 상태에 가깝다. 웹 서핑이나 영상, 더 낮은 밝기로 설정한다면 테스트 기준보다 더욱 긴 시간 활용할 수 있다.

애플 맥북에 익숙하다면, 다음 제품으로 생각해볼만

애플 맥북, 아이패드에 익숙하다면 노트북을 대체할만 하다. 출처=IT동아

애플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현재 출시된 태블릿 중 가장 비싸고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 아이패드를 제외한 다른 고성능 태블릿은 태블릿 겸용 노트북에 잠식돼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의 경쟁 상대가 노트북인 까닭인지, 가격은 11형 128GB 제품이 100만 원 초반, 12.9형 128GB 제품이 130만 원대로 웬만한 노트북과 비교해도 고가다. 여기에 40만 원대인 매직 키보드를 포함하면 2020년 맥북 프로 13형보다 더 비싸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4세대는 노트북으로 대체할 수 없는 매력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라이다 센서를 통해 새로운 증강 현실을 즐기고 개발하거나, 애플 펜슬을 활용해 디자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P3 대응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상 감상 및 편집의 만족도가 높고, 노트북보다 가볍고 운반도 훨씬 편리하다. 아이패드 프로 1~3세대나 맥북을 써본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노트북을 대체할 조합이나, 애플 제품을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보길 바란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오늘의 핫이슈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