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에 감사하라[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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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뒤 일상으로 복귀할 때 느끼는 착잡한 감정을 ‘연휴 뒤 우울감(post-holiday blues)’이라고 한다. aol.com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뒤 일상으로 복귀할 때 느끼는 착잡한 감정을 ‘연휴 뒤 우울감(post-holiday blues)’이라고 한다. aol.com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 업무로 복귀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휴가가 끝난 아쉬움?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기대감? 여러 감정이 교차하겠지만 아마 약간의 착잡함과 우울함을 느끼는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이렇게 느끼는 것은 우리만이 아닙니다. 일 잘하고 생산성 높다는 미국인들도 연휴가 끝나고 찾아오는 이 찜찜한 기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고민합니다. ‘Post-holiday blues(휴가 뒤 우울함)’ 퇴치법을 알아볼까요.

△“It’s time to get back to the grind.”

워싱턴 특파원 시절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갈 즈음 뉴스를 보니까 앵커가 이런 마무리 멘트를 날리더군요. “이제 직장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그런데 직장이라면 ‘work’ ‘job’ 이런 단어를 써야 되는 것 아닙니까. ‘Grind(갈다)’라뇨. 일 잘하는 사람에게나 못하는 사람에게나 직장은 힘든 곳입니다. 육체적 에너지든, 정신적 에너지든 모두 갈아버릴 정도이지요. 특히 육체적으로 힘들고 반복적인 업무를 할 때 이 단어가 적격입니다.

△What goes up, must come down.

유명한 격언입니다. ‘올라가는 것은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 세상의 이치가 이렇다는 겁니다. 한 유명한 심리학 전문가는 연휴 뒤 느끼는 우울함을 이 격언에 비유합니다. 연휴나 방학이 되면 기대감과 즐거움으로 가득하죠. 하지만 이렇게 올라간 기분은 내려와야 합니다. 어떻게 계속 업된 상태로 살겠습니까. 이 전문가가 하고 싶은 말은 연휴 뒤 우울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심리 현상이라는 겁니다. 병리학적 우울증과는 다르다는 것이죠.

△Count your blessings.

휴가 뒤 우울한 감정은 누구나 느끼지요. 이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합니다. 업무에 복귀해 열심히 일하다 보면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직장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도 많은데 휴가가 끝났다고 엄살을 떠는 것은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그런 모습이라면 부모나 친구들은 이런 충고를 해줄 겁니다. “네가 가지고 누리는 것들에 감사하라.” 직역을 한다면 “네가 가진 축복을 세어 봐라”가 되겠죠. 의역이 더 훈훈합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추석 연휴#연휴 뒤 우울감#post holiday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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