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즐기는 공공승마장, 승마 대중화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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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12일 경북 영천시 운주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운주산승마조련센터(이하 운주산승마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초등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메아리쳤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하는 학생승마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고초등학교 학생들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헬멧을 쓰고 장갑을 끼는 등 스스로 승마 채비를 갖췄고, 승마장에 들어선 뒤에는 장난기 없이 사뭇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1∼3학년 학생 3명이 황순이, 깜순이, 콩순이의 등에 자연스럽게 올라탔고, 다른 3명의 학생은 승마지도 코치의 지시에 따라 크게 원을 그리며 말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었다. 임고초등학교 안경미 교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말과 잘 교감하고 승마체험을 기다린다”고 귀띔했다. 1학년 정영인 양은 “처음에는 말이 무서웠는데 익숙해지니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고, 3학년 이건협 군은 “깜순이가 착해서 좋다. 나중에 커서도 승마를 계속하고 싶다”고 거들었다.

고급 레저스포츠의 장으로 인식되던 승마장이 대중과 친숙해지고 있다. 건강과 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승마 인구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고, 이와 함께 승마장도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승마장 정기이용 인구(말ㆍ회원권 보유자, 교육생 등)는 4만9312명으로 전년보다 1841명 늘었다. 일회성 승마체험 및 재활승마 인구도 89만9402명으로 8451명 증가했다. 승마 수요가 늘면서 승마시설은 2016년 479곳에서 지난해 512곳으로 33곳이 늘었으며 축산업, 제조업, 수의업 등 말 산업 관련 사업체도 같은 기간 2278개에서 2470개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공공승마장이 레저스포츠로서 승마의 저변 확대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공승마장이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공공 스케이트장이나 수영장과 같이 저렴한 비용으로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현재 2009년 건립된 운주산승마장을 비롯해 서울, 대구, 대전,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 20여 곳의 공공승마장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공공승마시설은 승마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승마가 확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승마를 접해 볼 수 있어 대중스포츠로서의 승마 보급을 위한 중요한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승마장은 민간승마장 못지않게 우수한 시설과 잘 순치된 말, 전문자격을 갖춘 우수한 교관을 확보하고 있어 승마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체계적으로 승마에 입문할 수 있다. 영리 목적보다는 시민의 건강증진, 사회공헌 등 공공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일부 공공승마장의 경우 각종 관광·레저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시민들의 여가시설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영천시 축산과 이인실 팀장은 “운주산승마장은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조류체험장, 당나귀와 포니를 관찰할 수 있는 미니홀스탠드, 호박·조롱박·수세미 등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터널, 말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당근먹이주기 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어 자연과 승마, 레저가 어우러진 문화 공간”이라며 “지난해 영천은 물론 대구, 포항 등 도내 주민 1만5000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언급했다.

한편 공공승마장은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의 지원을 받아 일반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운주산승마장의 경우 초중고 재학생을 비롯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승마체험과 자유학기제 승마교실 등 다양한 학생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 한 해 동안 초등학교 5곳과 중학교 1곳 등 총 278명의 학생에게 무료로 승마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도 총 10회로 구성된 승마 강습비를 1회당 2만5000원씩 총 25만 원 지원하는 전 국민 승마체험 사업을 통해 승마 인구를 확대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공공승마장을 통해 국민들은 더 쉽게 승마를 접할 수 있게 되고, 승마를 체험해본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승마를 즐기는 정기승마 인구로 발전하는 데에도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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