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중심대학’ 충남대, 4차 산업혁명시대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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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개발자 5명이 10일 충남대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단이 주관한 ‘오픈소스와 웹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충남대 및 KAIST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충남대 제공
구글 개발자 5명이 10일 충남대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단이 주관한 ‘오픈소스와 웹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충남대 및 KAIST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충남대 제공
10일 충남대 공과대학 취봉홀. 구글 개발자 5명이 ‘오픈소스와 웹 기술의 미래’라는 주제로 충남대, KAIST 학생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구글에 들어가려면 무얼 준비해야 하나” “문과생도 구글에 들어갈 수 있나”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우리나라 1세대 ‘구글러’인 이동휘 매니저는 “학생들의 심도 있는 질문에 놀랐다”고 말했다.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 사업에 지방 국립대 가운데서는 충남대와 경북대만 선정됐다. 전국 40개 대학이 공모에 참여했는데 국내 유명 사립대도 제친 셈이다. SW중심대학은 산업현장 요구를 반영해 대학 SW교육을 혁신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책임질 인재를 선제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 소프트웨어 교육과정 개편

학교 측은 선정 직후 곧바로 ‘충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단장 김형신 컴퓨터융합학부 교수)을 꾸리고, ‘글로벌 역량을 갖춘 창의적 융합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을 목표로 올해까지 3년간 1단계 사업을 수행해 왔다.

지방 거점 국립대인 충남대는 그동안 사업을 △SW전공교육 혁신 △기초 융복합 인재양성 △SW사회 확산 등 크게 세 개 축으로 진행해 왔다.

우선 600여 명이 재학 중인 컴퓨터융합학부의 SW전공교육 혁신을 위해 구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카카오, 네이버 라인, 쎄트렉아이 등의 산업체 인사들이 참여하는 교과과정혁신위원회를 구성해 SW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문제해결능력 강화’ ‘코딩실무능력 강화’ ‘글로벌업무능력 배양’ ‘오픈소스SW교육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대폭 개편한 것. 특히 ‘실전코딩’이라는 과목을 신설하고, ‘리그오브레전드’(일명 롤게임)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개발자들과 교수들이 함께 강의를 운영해 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 글로벌 역량 강화 위해, 학생 미국 파견

충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은 또 글로벌 SW 역량 강화를 위해 학생들을 대거 미국 대학에 파견하고 미국 기업 인턴십을 결합하는 ‘글로벌SW인재트랙’을 운영해 왔다. 매년 겨울방학을 이용해 컴퓨터공학과 3학년생 30명을 미국 퍼듀대에 파견해 현지 학생들과 공동으로 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토록 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수행 결과를 영어 논문으로 작성하고, 매년 7∼8편의 논문을 국내 및 국제학회에도 발표해오고 있다. 그 결과 올해에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주관하는 국제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퍼듀대 파견 학생들을 중심으로 미국 벤처기업에서 6개월∼2년까지 인턴십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현지에서 미국 기업문화를 배우고, 대학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해외 현장에 적용하는 경험을 하도록 했다. 이 과정은 미국 기업에서 월급을 받으며, 18학점까지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은 미국 기업과 함께 미국 특허출원에도 참여하고, 신제품 개발팀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등 역량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충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은 이처럼 우수한 소프트웨어 교육과정과 함께 컴퓨터융합학부 재학생들에게 성적 우수 장학금, 활동 마일리지 장학금 등을 지급해 전체 재학생 중 70%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충남대 김정겸 교무처장은 “SW중심대학사업 선정으로 대학 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대학 전체로 확대하고, 특히 충남대 융복합창의전공 제도를 도입하여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융복합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 인문사회전공 학생, SW 배우려는 학생 늘어

SW중심대학사업단에서는 컴퓨터 전공자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경영 등 다른 전공자들에게도 컴퓨터를 활용하고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신의 진로에 컴퓨터를 활용해 융복합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사업 이전에는 주로 공과대학에서만 컴퓨터 활용교육이 이뤄져 왔으나, 사업 수행 이후부터는 ‘컴퓨터과학적 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코딩 기초’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 기초’ ‘정보보호 입문과 활용’ 등의 과목을 개발해 지난해에는 비전공자 학생 1800여 명이 SW교육을 이수하기도 했다. 특히 학교 측은 지난해부터 학칙을 개정해 전교생이 졸업 때까지 소프트웨어 교과목을 한 과목 이상 의무적으로 이수토록 했다.

사업단과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 우윤정 수석은 “학생들이 졸업 후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교육과정의 혁신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 네이버에서 인턴을 거친 후 정식으로 입사하게 된 이정은 씨(23·컴퓨터공학과)는 “인턴십 때 리팩토링과 다양한 개발도구 사용법 등 학교에서 배운 것을 곧바로 기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덕성 충남대 총장은 “SW중심대학으로서 인재양성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이 돼 가고 있다”며 “그동안 뿌린 씨앗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든든한 인재로 성장해 지역과 국가, 인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소프트웨어중심대학#충남대#4차 산업혁명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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