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바삭 씹히다 사르르…자연의 재료에 정성 더해 빚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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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한과

담양한과 명진식품이 만든 한과. 명진식품 제공
담양한과 명진식품이 만든 한과. 명진식품 제공
전남 담양은 대한민국 한과의 본향(本鄕)이다. 조선 초기 양녕대군을 수행했던 궁녀들에 의해 전래된 쌀엿, 조청의 제조 비법은 남도의 풍부한 곡물과 어우러져 한과 생산의 기반이 됐다. 한과는 당시 전라도 창평현의 문중, 가문의 제례에 빠질 수 없는 전통음식이었다. 바삭바삭하게 씹히다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은 담양한과의 맛의 깊이를 더해준다.

창평에서 생산되는 한과는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방식을 오롯이 지키고 있다. 한과의 재료는 찹쌀과 콩, 견과류, 과일류, 채소류, 한약재뿐 아니라 향을 내기 위한 천연재료 등이 첨가된다.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만으로 새콤달콤한 맛과 고급스러운 색감을 표현한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오색 빛깔 고명도 우리 땅에서 길러낸 식물을 갈아 만들었다. 붉은색에는 오미자와 지초(芝草), 검은색에는 흑임자와 석이버섯, 노란색에는 송화와 치자, 울금, 보라색에는 흑미와 송기, 녹색에는 쑥과 청태 등을 이용한다.

맛내기의 기본 재료도 직접 담근 쌀엿과 조청만을 사용한다. 일체의 첨가물이나 화학조미료, 물엿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담백하고 정갈한 맛을 낸다. 명인이 직접 식물성 천연 재료로만 만드는 한과에는 정성과 함께 자연의 청아한 기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숲처럼 청정한 담양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정성스럽게 빚은 건강한 먹을거리로, 달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 때문에 명절 최고의 선물로 꼽힌다.

창평에서는 두 곳이 전통 담양한과의 맥을 잇고 있다. ㈜담양한과 명진식품을 운영하는 박순애 씨(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3호)와 20년 넘게 한과를 만들고 있는 ‘안복자한과’의 안복자 대표(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0호)다. 한과 선물세트는 4만 원부터 20만7000원까지 다양하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한가위 남도의 정#추석#명절#담양#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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