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떨어지는 여름철… 대상포진 백신 맞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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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최근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입니다. 이 시기 중·장년층에서 흔하게 생기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대상포진인데요.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4년 월별 대상포진 진료환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발병률은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7∼9월)에 가장 높았습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어렸을 적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노화,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얼굴 허리 다리 등에 띠 모양의 수포와 통증을 동반한 대상포진으로 나타납니다.

대상포진은 통증과 부위별 다양한 합병증이 생깁니다. 통증의 양상은 다양해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 △칼로 살을 베는 느낌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합니다. 환자의 96%가 급성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이 중 45%는 통증을 매일 겪고 있습니다. 한 통증 척도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산통, 수술 뒤 통증보다 심각할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약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50대 이상의 경우 대상포진 백신을 맞기를 권장합니다. MSD의 조스타박스는 2006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은 이후 10년 이상 유일한 대상포진 백신으로 전 세계 60개국 이상에서 사용돼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조스타박스의 대항마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카이조스터’에 대해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받아 국내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스카이조스터는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조스타박스와 면역원성 및 안전성에서 비열등성(기존 약과 동등함)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백신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스타박스의 경우 임상연구에서 50대 이상 성인에서 51∼70% 예방효과를 보였습니다. 진료환경 내 연구에서는 55%의 예방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스카이조스터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국내에선 아직 허가 받지 못한 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가 외국에서 상당한 돌풍을 몰고 있습니다. 싱그릭스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유럽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조스타박스와 글로벌 백신 시장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국내엔 당장 출시 계획이 없어 싱그릭스를 맞으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싱그릭스는 약효가 상당히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관련 자료에 따르면 3만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3상 연구 프로그램에서 싱그릭스는 50세 이상 성인에서 90% 이상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습니다. 이 효과는 4년 추적 연구 기간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조스타박스, 스카이조스터가 1회 투여하는 것과 달리 싱그릭스는 2회 투여해 편리함은 떨어집니다. 또 싱그릭스의 경우 주사 뒤 주사 부위 통증, 발적(빨갛게 부어오름) 등이 다른 백신에 비해 좀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 시장 진입에 앞서 이런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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