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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같은날 혈액암 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한 동갑 대학생

입력 2017-12-26 03:00업데이트 2017-1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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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원 이명준-정현기씨
이달 20일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인 이명준 씨(왼쪽)와 정현기 씨.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려면 기증자와 환자의 특정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한다. UNIST 제공이달 20일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인 이명준 씨(왼쪽)와 정현기 씨.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려면 기증자와 환자의 특정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한다. UNIST 제공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입니다. 많은 분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인 이명준 씨(23·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와 정현기 씨(23·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는 최근 학교에서 조혈모세포 단체 기증 캠페인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안내 포스터를 만들어 학교 곳곳에 붙일 예정이다.

이 씨는 “기증 서약을 위해서는 샘플로 소량의 혈액을 뽑아야 하는데 15명 이상 모이면 기관에서 출장을 와 간편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우선 1월까지 기증자를 모으고 학기 중에도 모집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두 사람은 모두 헌혈 경력이 화려하다. 이 씨는 18세부터 지금까지 34번 헌혈했다. 정 씨도 헌혈 경험이 10여 차례다. 이 씨는 “3년 전 군대에 입대하기 전 헌혈하러 갔다가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길 듣고 그 자리에서 기증 서약서를 썼다”고 말했다. 정 씨는 2년 전 서약서를 썼단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구성하는 성분을 만드는 줄기세포로, 백혈병 등 난치성 혈액암 환자의 치료에 꼭 필요하다.

올해 6월 이들은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환자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려면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이라는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한다. 가족이 아닌 경우 그 확률이 2만 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달 20일 두 사람은 각각 한 명의 환자를 살렸다. 정 씨는 “서로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서를 쓴지 모르고 있었는데 같은 날 친구와 좋은 일을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함께 기증운동을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3, 4일 전 피하주사로 촉진제를 맞은 뒤 2, 3일간 입원해 헌혈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씨는 “촉진제를 맞으면 몸살 기운이 살짝 오긴 하지만 2주면 금세 회복된다”고 소개했다.



정 씨는 “한 해 동안 이뤄지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단 500여 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증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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