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美 미디어시장 뒤집은 넷플릭스… 비결은 데이터 수집”

이미영기자 입력 2017-09-04 03:00수정 2017-09-04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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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카트라만 보스턴大교수 내한 강연
“과거에는 석유와 전기가 생산의 원천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방한해 연세대 경영대 벤처혁신프로그램(YVIP) 강연에 참석한 벤카트 벤카트라만 보스턴대 경영학과 교수(사진)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새로운 시장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최근 저서, ‘디지털 매트릭스(Digital Matrix)’를 펴내기도 한 그는 특히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소재들로 여겨지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대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31호에 실린 그의 최근 연세대 강연을 요약해 소개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대대적인 경영전략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벤카트라만 교수는 신생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과정을 벤치마킹하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10년간 비즈니스 환경이 격변하면서 수십 년간 강자로 군림했던 제조·금융·에너지 등 전통 산업분야의 기업들이 하나 둘씩 물러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 글로벌 500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대 기업에는 알파벳,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IT 업체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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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공통점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장의 룰을 바꿨다는 점이다. 미국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바꾼 스타트업 넷플릭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미국 콘텐츠 시장에서 점유율 29%를 기록하며 기존 미디어 시장의 강자였던 방송국들을 압도했다. 방송국이 파일럿 프로그램 시청률에 집착할 때 넷플릭스는 훨씬 광범위한 시청자 데이터를 수집했다. 특히 AI를 활용해 시청자의 취향과 콘텐츠 수요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었다.

IT 기업들은 다양한 영역으로 거침없이 진출하며 전통 산업과의 경계도 허물었다. 구글은 가정용 온도조절기 제조업체 ‘네스트’를 인수해 스마트홈 서비스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온도조절기는 물론이고 네스트의 자동 화재경보기, 가정용 카메라 등이 하나의 구글 플랫폼을 이뤘다. 여기서 모인 스마트홈 사용자들의 데이터는 구글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펼칠 또 하나의 자원으로 축적된다. 스마트폰에 주력하던 애플이 자율주행 자동차와 헬스케어 산업을 넘보고, 온라인 쇼핑몰의 상징인 아마존이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로 오프라인 유통산업을 위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이 아직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다. 갤럭시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지만, 사용자 데이터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개발한 구글의 몫이다. 아마존이나 에어비앤비 등 다양한 서비스 거래가 삼성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지만 삼성이 가져가는 대가는 없다. 벤카트라만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디바이스 개발에만 그치지 말고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고안해 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넷플릭스#데이터#벤카트라만#보스턴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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