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제재’에도 北-中 무역액 37.4% 증가…엇갈린 신호,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17시 14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 억제를 위해 중국이 나서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에 나섰다는 증언이 나오는 반면 북중 간 교역이 늘고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중국 기업이 돕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맞춰 얼마만큼 북한 핵 억제에 나서고 있는 지 엇갈린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3일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대북 투자를 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한 동안 자국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에게 북한 경제개발구에 투자를 권고했으나 최근에는 북한 투자에 신중을 기하도록 경고하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북은 올해 경제실무 대표단이 중국 지린(吉林) 성을 두 차례 방문하고,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수시로 드나들며 투자 유치 활동을 벌였고 투자 전망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한 소식통은 “하지만 4월 1일부터 중국 상무부가 직접 나서 주의 경보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며 “핵과 미사일 실험에 제동을 걸기 위해 중국 지도부가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RFA 방송은 전했다.

RFA는 6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의 해관과 은행들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의 무역상들을 인용해 최근 전했다. 특히 북으로 가는 화물이나 차량 외에 북한에서 오는 차량 검사가 강화됐으며 이는 물품 대금용 현금 밀반입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처럼 북중 간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반면 올해 1분기(1~3월) 북중 교역액은 약 12억 달러(약 1조 3600억 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37.4%가 늘었다. 석탄 수입 규모는 267만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6% 줄었다. 대신 다른 품목의 교역이 늘었다. 또 단둥과 함께 주요 북중 교역 관문인 지린(吉林) 성 훈춘(琿春)의 취안허(圈河)세관은 교역 증가에 따라 시설 증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중국 기업들이 기술과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미국 정부 및 유엔 관료들과 전문가들이 밝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북한 정권에 미사일이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부품과 기술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이들 품목의 수출을 암묵적으로 허용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무수히 많은 중국 기업들을 일일이 감시하기가 불가능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DC의 민간연구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도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도록 부품과 기술을 공급한 것으로 유력시되는 중국 기업으로 선양에 있는 ‘선양(沈陽)공작기계’를 지목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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