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따라 돈줄 죌 준비하는 中-日-유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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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상]中 역레포 금리-홍콩 기준금리 인상
日 금리 동결했지만 인상說 솔솔… 유럽중앙銀도 돈풀기 중단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1%대로 올리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세계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 전쟁이 종료될지 주목된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이날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발표 뒤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0.01%포인트 올렸다. 역레포 금리는 런민은행이 채권을 담보로 금융회사에 자금을 지원할 때 적용하는 금리다. 역레포 금리가 높아지면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에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지 않을 수 있다.

런민은행은 이번 조치를 연준 움직임에 따른 정책 변화로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앞으로 이런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레이먼드 양 ANZ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런민은행이 금리를 연준과 다르게 움직이면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해외 자본 유출을 막을 수 없다. 앞으로 연준의 통화정책과 비슷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중국 자본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을 사들여 돈을 푸는 규모를 다음 달부터 월 800억 유로(약 92조6000억 원)에서 600억 유로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ECB는 (유럽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양적완화 조치를 할 만큼 긴급하지 않다”며 더 이상 돈을 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도 16일 연준 발표 이후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블룸버그는 “홍콩은 홍콩 달러를 미국 달러에 고정해 조정하는 환율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미국 통화정책을 따라가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이날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하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도 0%로 동결했다. 물가가 상승하고는 있지만 아직 목표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일본 국내 금리도 인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금융시장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을 적극 풀어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연준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 일본은행도 지금처럼 낮은 금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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