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朴대통령에 中 승전행사 불참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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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협력에 부정적 영향 우려” 교도통신 보도… 외교부 “사실무근”

미국 정부가 9월 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항일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한국 외교 경로를 통해 요구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미국 정부 당국자와 외교사절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박 대통령이 행사와 열병식에 참석할 경우 중국이 한미 동맹을 균열시켰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된다”는 우려를 한국 측에 전달했다. 또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은 한미일 협력을 축으로 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는 견해도 전달했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박 대통령이 중국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할 경우 한국과 중국이 역사문제에서 일본에 함께 맞서는 듯한 모양새가 되는 것을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일본이 항복문서에 서명한 다음 날인 9월 3일을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항일 전쟁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과 북한 등 50여 개 국가 정상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중국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도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베 총리는 ‘패전국 정상이 사죄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석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행사 참석과 관련된 결정은 한국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지, 누구의 압력을 받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실제 압력에 해당하는 어떤 행동도 있지 않았으며 미국에서도 같은 설명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참석할 경우와 불참할 경우의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조숭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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