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단장 맡은 손희준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의 조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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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지방자치 20년/광역단체장 3대공약 평가]
“득표 위해 남발한 공약사업 재점검… 실현가능성 낮으면 과감히 정리를”

“선거 때 ‘득표를 위한 공약’은 당선 후 흐지부지되는 헛공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약이행 평가단장을 맡은 손희준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청주대 행정학과 교수·사진)은 민선 6기 광역단체장들의 취임 1년을 검증하며 “공약 이행 여부를 재임기간 내내 확인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17개 광역단체들이 51개 핵심 공약 중 50개를 ‘정상 추진’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눈속임하려는 (자체) 평가들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선 6기 단체장의 공약에는 굵직한 사업이 많았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내건 ‘도시철도 ‘하나로’ 건설’은 소요예산만 1조 원이 넘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공약한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사전타당성 검토만 1년이 걸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공약 중 첫 삽을 뜨지도 못한 사업이 부지기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 위원장은 “민선 6기 단체장 중 ‘거물급’ 정치인이 많다 보니 중앙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대규모 공약이 많았다”며 “하지만 재원을 확보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의 경우 ‘풍력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정상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관계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손 위원장은 “구체적인 예산 투입 명세나 사업 진행사항도 밝히지 않은 경우엔 정상적으로 공약이 이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염불로 끝날 큰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 범위 내에서 실행할 수 있는 공약을 구체적으로 세워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손 위원장은 매니페스토 제도가 도입된 뒤 지자체들이 공약 사업 점검반을 둔 것은 긍정 평가했다. 과거에 비해 공약의 실천 가능성을 높이려는 변화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만 타당성 검토 없이 이뤄지는 무분별한 공약 남발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평가를 계기로 지자체장들이 공약 이행 정도를 되돌아보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손희준#지방자치#공약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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