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NAI” 47% vs “OXI” 43%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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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 D-2… 결과 예측불허

유럽연합(EU)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둔 2일(현지 시간)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이날까지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투표 결과가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어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벼랑 끝에 몰린 그리스 은행들은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그리스 은행들의 ‘생명줄’인 890억 유로 규모의 긴급유동성지원(ELA)을 끊지 않기로 했다. 5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민투표까지 시간을 좀 더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리스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신용평가사들에 의한 등급 강등이 잇따르고 있다. 무디스가 1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Caa2’에서 ‘Caa3’로 한 계단 내렸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있는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정크) 등급인 ‘CCC―’로 강등했다.

그리스 국민투표의 결과 예측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일 유로투데이의 설문조사 결과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협상안에 ‘찬성’ 의견이 47%, ‘반대’가 43%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이 월가의 ‘큰손’ 투자자 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15명이 ‘찬성’ 결과를 예측한 반면, 이코노미스트 정보 분석팀은 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아일랜드의 도박업체 패디파워는 이날 85% 이상이 ‘찬성’ 결과가 나온다는 쪽에 돈을 걸었다고 밝혔다.

그리스 연정의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 소속 의원 3명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혀 연정의 분열 조짐을 보였다. ANEL의 코스타스 다마볼리티스 의원은 “국민투표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와 드라크마(유로존 가입 전 화폐) 복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독일과 그리스 정부와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1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집권 연정 의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부채를 갚지 못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정권에 대해 “국민을 배신한 정부”라며 격렬히 성토했다. 특히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치프라스 정권은 취임 이후 국민들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한 적이 없다”며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이든 반대로 나오든 유로존과의 ‘신뢰’가 무너진 치프라스 정권과는 향후 어떤 협상을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고 일갈했다. 반면 치프라스의 시리자 정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독일 좌파당’의 그레고어 기지 의원은 “총리의 목표는 그리스에서 좌파 정부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의 ‘정권 교체’를 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르켈 총리도 단호한 어조로 “국민투표 결과가 나와야만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협상장을 뛰쳐나가 벼랑 끝 전술을 펼쳤던 치프라스 총리에 대해 메르켈의 복수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TV 연설에서 “채권단들이 그리스 유권자를 협박하고 있다”며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호소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채권단의 협상안에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오면 장관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채권단의 협상안에 서명하는 대신 차라리 내 팔을 자르겠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그리스 디폴트#그리스#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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