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조사단 “정보공개 늦어 방역 실패”

이세형기자 입력 2015-06-15 03:00수정 2015-06-15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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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3차 확산 기로에]
정부 초기대응 부적절 지적 “지역전파 우려… 재난상황은 아냐”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함께 활동한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지역사회 발생 가능성이 남아 있고, 사태 초기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합동평가단은 메르스를 ‘메르스 감기’로 표현하며 이 병으로 국가 재난 상황이 초래된 건 아니라고 밝혔다.

합동평가단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WHO 측 대표였던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현재까지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전파됐다는 증거가 없지만 메르스가 유행하는 동안에는 이런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후쿠다 사무차장은 “국내 메르스 발병 규모가 크고, 상황도 복잡하기 때문에 추가 환자 발생을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합동평가단 측은 논란이 됐던 정보 공개 문제와 관련해 “정보 공개가 늦은 것이 방역 정책의 실패를 불러왔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 방침이 적절하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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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 대표였던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은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혼란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합동평가단은 정보 공개가 늦어진 문제 외에도 ‘위기관리 거버넌스 미확립으로 인한 혼란’과 ‘질병 예측 실패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자원 동원 실패’ 등도 초기 대응의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합동평가단은 국제적 차원의 의사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정보 공개 등이 미흡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 메르스의 ‘학교 감염’이 없었는데도 많은 학교를 대상으로 휴업을 한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후쿠다 사무차장은 “(휴업은) 학부모에게 어려움을 주고, 학교에 대한 두려움을 만들어낸다”며 “(학교 감염의 우려가 낮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고 학교 수업 재개를 강력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합동평가단은 앞으로도 유사한 신종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 보건기관의 역랑 강화와 인력 양성을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WHO는 이번 활동을 계기로 국제 기준의 메르스 대응 매뉴얼을 공식적으로 수립하는 작업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그동안 WHO는 메르스가 사실상 중동지역에서만 발생하고 전체적인 환자 수도 많지 않아 메르스를 특별히 위협적인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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