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일대일로’ 경제적 실익 찾아… 中-베트남 급속 화해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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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회담서 관계개선 합의

지난해 베트남에서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관계가 험악했던 중국과 베트남이 완연한 화해 무드로 돌아섰다.

양국은 7일 중국을 방문 중인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를 개선하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수호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려는 베트남의 입장과 주변국과의 원만한 관계 구축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올해로 수교 65주년을 맞았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접근 방법을 찾고,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푸쫑 서기장은 “베트남도 중국과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화답했다.

푸쫑 서기장은 특히 “베트남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건설 참여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베트남이 지난해 10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설 회원국으로 참여한 것과 더불어 중국과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푸쫑 서기장의 제안을 환영하면서 “양국이 기초시설 및 금융협력 실무팀을 구성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푸쫑 서기장이 특히 올해 말 미국 방문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베트남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중국은 AIIB 창설과 함께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보다 많은 주변국들을 참여시켜 효과를 키우고,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필리핀이나 베트남처럼 영토 갈등이 있는 국가들과도 ‘영토 갈등과 경제 협력’이라는 양면 실용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1950년 1월 18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1979년에는 전쟁까지 치를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다. 이어 1999년 장쩌민(江澤民) 총서기 시절에 양국은 ‘장기온정(長期穩定), 면향미래(面向未來), 목린우호(睦隣友好), 전면합작(全面合作)’이라는 우호 협력의 ‘16자 방침’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토주권 주장으로 공격적 외교가 시작되면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는 등 양국 관계는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AIIB#중국#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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