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에 美유대계 ‘발끈’…민주당 지지기반 ‘흔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5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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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를 뿌리치고 이란과 핵 협상을 타결지으면서 미국 내 유대인 사회가 들끓고 있다. 이들은 모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워싱턴 의회 연설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해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까지 경고했는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밀어붙였다면서 민주당지지 철회까지 공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유대인 사회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유대계가 공화당 쪽으로 돌아서고 민주당과는 멀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대인 사회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었다. 민주당과 유대계의 반목을 이용해 유대인 사회의 지지를 친(親)공화 쪽으로 돌리려는 공화당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정치자금 모금액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간선거 기간 친 이스라엘 성향 일반인과 정치활동위원회(PAC)가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지원한 모금액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상원의원들에 대한 지원액을 웃돈 것. 이란 핵 협상 무효화 서한을 주도한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은 지난해 중간선거 기간 ‘이스라엘을 위한 비상위원회(ECI)’라는 PAC으로부터 96만 달러(약 10억4000만원), 친 이스라엘 성향 정치인 존 볼턴이 이끄는 PAC에게서는 최소 82만5000 달러(약 9억원)를 지원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워싱턴 정가에선 이번 핵협상 타결에 대한 유대인 사회의 비판 여론이 확산될 경우 이는 내년 대선까지 흔드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대인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2014년 현재 미국 내 유대인 인구는 569만 명으로 전 세계 유대인 인구 1386만 명의 41%를 차지한다. 이는 이스라엘(561만 명)보다도 더 많은 수치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워낙 유대 사회의 민주당 충성도가 높았던 만큼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면 정치권에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3일 미국 내 많은 유대계 지도자들이 이란 핵 협상 타결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불화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부 민주당 유대계 하원 의원들은 지난주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을 만나 “매우 인기 없는 이란 핵 협상을 지역구 내 유대계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WSJ는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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