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자금’ 협력사 3곳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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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司正정국]
비자금 조성-용처 규명 핵심고리 흥우산업 이철승 회장 집중 수사

검찰 수사관들이 17일 부산 흥우산업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품을 차에 싣기 위해 건물을 나서고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검찰 수사관들이 17일 부산 흥우산업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품을 차에 싣기 위해 건물을 나서고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조상준)는 베트남 사업 협력업체인 흥우산업 등 3곳을 17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포스코가 추진한 국내외 사업의 오랜 동반자인 흥우산업을 비자금 조성 창구로 지목하면서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 전반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됐다.

검찰은 포스코건설 베트남법인의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에 공모한 혐의로 부산 중구 흥우산업 본사 등 3곳과 관련자 자택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중견 건설업체인 흥우산업은 포스코의 국내 사업들을 수주해 왔고, 2009년 3월엔 베트남 현지에 ‘흥우비나’를 설립해 포스코 해외 사업에도 동참했다.

검찰은 특히 포스코 주변에 폭넓은 인맥을 가진 이 회사 이철승 회장을 핵심 수사 대상에 올렸다. 검찰은 이 회장이 비자금 조성 경위와 용처를 비롯해 포스코 내부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고, 계열사 관련 인수합병(M&A)에도 관여한 부분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포스코건설이 지급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에 흥우산업이 도움을 줬다는 단서를 잡았다. 또 “공사와 관련해 현지에서 리베이트를 요청받자 대형 이민용 가방 2개에 수십억 원대의 달러 뭉치를 현지 발주처 사장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16일엔 포스코건설 감사실장을 조사했으며,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67)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64)의 소환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회장 시절 포스코 계열사가 35개에서 70개로 무차별적으로 늘어난 M&A의 막후에는 이명박 정부의 실세 인사들이 있었다는 의혹이 사실인지도 밝혀낼 계획이다.

특히 2012년 포스코ICT가 자산 가치 250억 원대였던 삼창기업(현 포뉴텍)을 1020억 원에 인수할 때 이두철 전 삼창기업 회장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간의 커넥션 의혹도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돼 검찰이 관련 계좌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씨 종친회에서 돈독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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