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녹색섬 제주에서, 녹색車 푸른 미래를 설계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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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6일부터 15일까지 열려
전기차는 물론 충전기 배터리와 에너지 등 관련산업 망라
총 245개 부스에 국내외 68개 회사 참여해 신기술 선봬

지난해 처음 열린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신형 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지난해 처음 열린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신형 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회 신재생에너지정책연구포럼, 제주도가 공동주최하고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이번 엑스포는 전기자동차 전시를 비롯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분야의 최신 기술, 시장 동향, 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회의가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다. 전기자동차, 전기오토바이, 전기자전거 등은 물론이고 배터리, 충전기 인프라, 전기모터, 인버터, 전기자동차 관련 제품과 생산설비 등이 전시되고, 일반인들은 전기자동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승회와 전기자동차 콘셉트디자인 공모전 등도 진행된다.

완성차 분야에서 미국 디트로이트 일렉트릭, 한국GM, 일본 닛산, 독일 BMW, 프랑스 르노닛산 등이 참가하고 중국에서는 BYD, 위나, 상하이자동차, 중퉁자동차 등 4개사가 전기자동차를 전시한다. 국내에서는 기아, 동원올레브, 자일대우버스, 한국화이바, 파워프라자 등이 차량을 전시하고 배터리 분야에서는 LG화학, 비긴스, 피엔이시스템즈, 파워큐브 등이 참가한다.

지난해 처음 열린 엑스포에 비해 행사 기간이 7일에서 10일로 늘어났다. 전시 규모도 41개 업체 202개 부스에서 68개 업체 245개 부스로 크게 늘었다. 관련 회의도 14개에서 16개로 늘었고 시승회에는 지난해 4개 업체 16대에서 올해 6개 업체 23대가 참가한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 부상

전기자동차의 발명은 19세기에 유럽과 미국이 주도했다. 동시다발적인 발명과 기술 발전에 따라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듯했으나 충전의 번거로움, 엄청난 배터리 무게 등으로 한때 시장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1970년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의한 석유파동이 발발하고 미국 환경보건국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재정 및 연구 지원에 힘을 쏟으면서 GM을 필두로 편리하고, 시장성 있는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GM은 1988년 당시 전기자동차의 대표 모델인 EV1을 제조했다. 도요타사의 프리우스도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모델 중 하나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흥미가 잠시 줄었던 2000년대 초반이 지나고 2006년 미국의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출현으로 또다시 관심을 끌었다. 테슬라사의 2006년형 로드스터와 2012년형 모델 S는 전기자동차 영역을 넓혔다. 이번 엑스포에서도 발전된 전기자동차의 양상을 보여 줄 신형 모델이 나올 것이다. 최근 일본과 유럽 각지에서 전기자동차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도 최근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전기자동차 메카

제주도는 2012년 섬 전역을 자동차 매연이 없는 ‘2030 탄소 제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해 전기자동차 보급을 2017년 2만9000대, 2020년 9만4000대, 2030년 37만1000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제주가 2011년 4월 환경부로부터 ‘1세대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로 지정된 후 시범 도시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을 마무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전기자동차 보급률이 2017년에 10%, 2020년 30%로 높아지고 2030년에는 제주지역 모든 차량이 전기자동차로 대체된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운행 중인 전기자동차는 전국의 30% 수준인 852대(민간 668대, 관용 160대, 실증사업용 24대)로 충전기는 1016기가 구축돼 있다. 제주도는 충전인프라를 확충하고 스마트 그리드 시범사업과 청정에너지사업을 추진하며 ‘전기자동차 메카’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제주지역이 전기자동차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충전시스템을 비롯한 스마트에너지 네트워크와 도로, 환경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갖춰야 한다. 전기자동차와 인프라에 대한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 다보스포럼 같은 국제적인 토론의 장(場)도 필요하다. 중국의 도전도 무섭다. 만성적인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중국은 자동차산업에서 뒤처진 것을 전기자동차로 극복해 세계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500만 대 보급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84개 시범도시를 정해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엑스포 등을 통해 전기자동차 1515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올해 전국에 보급되는 전기자동차 3090대 가운데 절반 수준이다. 전기자동차 구입자에게는 대당 2200만 원이 지원된다. 민간 보급 대상 차종은 기아자동차 레이와 쏘울, 한국GM 스파크, 닛산 리프, BMW i3, 르노삼성의 SM3 Z.E 등이다. 제주도는 민간 보급과는 별도로 전기버스와 전기택시, 전기렌터카 등 대중교통용 전기자동차 566대도 추가로 도입한다. 전기자동차 이용 고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4월부터 전기자동차 콜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은 “전기자동차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자동차보험, 차량 수리 등 일반 자동차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중앙정부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원이 축소되면 도민이나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시들해지기 때문에 보조금을 대체할 수 있는 차별화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를 전기자동차의 메카로”▼

“전기자동차 보급을 주도해 온 제주도가 최고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가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세계 전기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친환경 녹색 지구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하는 행사로 만들겠습니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사진)은 4일 올해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엑스포를 통해 제주가 전기자동차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순수 전기자동차 엑스포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전기자동차 상용화의 원년으로 기록되는 전환점이 된다. 충전 방식, 배터리 등의 국제표준을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많은 사람이 전기자동차를 구경만 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구매하려는 의향을 가지고 온다. 이런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자동차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전시회의 핵심이 되는 것 같다. 관람객이 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가 전기자동차 보급의 선도 지역으로 부상했는데.

“엑스포는 순수 전기자동차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 스마트카 및 자율주행차로 발전시켜 다보스포럼처럼 세계 리딩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주도가 세계 전기자동차의 테스트 베드로서 플랫폼을 제공하게 된다. 세계 어느 곳에서 전기자동차가 만들어지더라도 제주도에서 국제적 인증을 받게 되도록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500대의 전기자동차가 제주에 보급됐다. 올해 정부 보조금을 받는 전기자동차 1515대가 제주에 풀린다. 엑스포가 개최됨과 동시에 전기자동차 지역 주민 공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기자동차를 직접 체험하기 위한 주민들의 참여가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엑스포의 성공을 확신하는 것 같다.


“엑스포는 제주도의 ‘2030 탄소 제로 지역’ 계획에 있어서 필수적인 디딤돌이 될 것이다. 2030년까지 제주도의 모든 자동차들을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력 공급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공급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엑스포가 여러 국가의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엑스포에서 최신 전기자동차를 전시하고,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심을 뒀다.”

―참가 회사가 많아졌다.

“르노삼성자동차,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GM코리아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외국의 글로벌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 선보이는 전기자동차는 중국 BYD, 미국 디트로이트 일렉트릭, 일본 닛산, 독일 BMW 등 등 굵직한 회사가 모두 참가한다. 지난해 처음 열린 엑스포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되면서 올해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순수 전기자동차만을 위한 엑스포 개최는 시도 자체가 큰 성과이고 제주를 세계적인 친환경 섬으로 알리는 의미 있는 축제라고 본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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