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신임-불통논란’ 1년반… 王실장 떠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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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비서실장 교체]
김기춘 前비서실장 24일 사표 수리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후임자로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을 발탁하면서 자연인 신분이 됐다. 공식적으로는 24일 사표가 수리돼 면직 처리됐다. 2013년 8월 5일 허태열 전 실장의 뒤를 이은 지 1년 6개월여 만이며 17일 박 대통령이 사의 수용을 발표한 지 10일 만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김 전 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등을 거쳐 15,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2년 대선에선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였다. 그는 76세의 고령임에도 빠른 상황 판단과 업무 장악력으로 ‘왕(王)실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말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며 무한 신뢰를 보낼 정도로 김 전 실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다.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1년 넘게 병상에 누워 있음에도 내색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도 강했다. 그런 그는 2013년 8월 6일 여야 5자회담을 제안하는 브리핑에서 “윗분의 뜻을 받들어서 비서실장이 한 가지 발표를 드리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무적 대응은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특정 라인을 중심으로 편을 가르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와 갈등을 빚어왔다. 여권 내부에서 불통 논란이 커진 것도 김 전 실장의 독선적 스타일 때문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은 그가 잇따른 인사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야권은 그를 지목해 ‘기춘대원군’이라고 몰아붙였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인 지난해 4월 16일 박 대통령의 행방과 관련해 “모른다”고 언급해 ‘7시간 행적’에 관한 의혹 제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특히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사건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 항명 파동으로 조직 기강을 다잡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인적 쇄신의 대상이 됐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절대신임#불통논란#김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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