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같은 대들보로” 손흥민… “황선홍처럼 골 넣어줘” 이정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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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슈틸리케호 등번호 보니
박주영 10번은 남태희가 차지… 9번은 공격 히든카드 조영철
이근호 11번-기성용 16번 유지

‘제2의 차붐’ 손흥민(23·레버쿠젠)이 박지성(34·은퇴)의 대를 잇는 한국 축구의 유망주임을 다시 한 번 입증받았다.

9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손흥민은 1일 두 가지 기쁜 소식을 들었다. 먼저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2015년을 빛낼 유망주 16명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독일에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안긴 마리오 괴체(23·뮌헨) 등이 있는 명단에 포함되면서 예비 월드스타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손흥민은 또 ‘박지성의 등번호’로 유명한 7번을 계속 달게 돼 기쁨을 더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안컵 등번호 7번을 손흥민에게 줬다.

등번호는 선수들의 의견을 들은 뒤 감독이 최종 결정한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7번을 선호해 레버쿠젠에서도 7번을 달고 뛴다. 7번은 한국 축구의 기둥이었던 박지성이 오랫동안 달았던 번호로 대표팀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번호다. 박지성 은퇴 후 김보경(26·카디프 시티)이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까지 7번을 달며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과 비교되면서 오히려 심적 부담이 가중돼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7번이 ‘독’이 된 김보경은 이번 ‘슈틸리케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새해엔 떡국”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1일 호주 시드니 숙소에서 대표팀 통역 이윤규 씨의 도움을 받으며 떡국을 뜨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새해엔 떡국”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1일 호주 시드니 숙소에서 대표팀 통역 이윤규 씨의 도움을 받으며 떡국을 뜨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을 낙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1월 중동 방문 평가전 때부터 손흥민에게 7번을 달게 했다. 손흥민을 사실상 ‘박지성의 후계자’로 평가한 것이다. 손흥민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진출한 박지성 같은 역할을 해달라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바람이다. 손흥민은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9번을 달았었다.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등번호 2∼5번은 수비수, 6∼8번은 미드필더, 9∼11번은 공격수가 단다. 골키퍼는 1번이나 21번이 많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의 2002년 등번호 20번은 한때 수비수의 대명사가 됐다. 이동국(전북 현대)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20번을 단 적도 있지만 ‘영원한 리베로’ 홍 감독의 후광 효과로 주로 수비수가 달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선 중앙 수비수로 떠오른 장현수(24·광저우 푸리)가 20번을 차지했다.

‘황새’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2002년에 달면서 최전방 공격수의 대명사가 된 18번은 이번에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새롭게 합류한 이정협(24·상주 상무)에게 돌아갔다. 황 감독이 2002년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리며 4강 신화의 첫발을 떼게 만들었듯 확실한 골잡이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합류하지 못한 공격수 박주영(30·알 샤밥)의 10번은 남태희(24·레크위야 SC)의 등에 걸리게 됐다.

한편 가짜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맡아 슈틸리케호의 공격 전술에 활력을 불어넣을 공격수 조영철(26·카타르SC)은 9번을 받았다. 중동 킬러 이근호(30·알자이시)는 11번을 유지했다. 대표팀 단골인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오른쪽 날개 이청용(27·볼턴),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26·마인츠)은 각각 16번, 17번, 13번을 지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지성#손흥민#황선홍#이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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