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논란 기름 부은 ‘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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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사실 왜곡”… 김무성 - 문희상 충돌

새정치민주연합의 ‘신혼부부 임대주택 지원 정책’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급식에 이어 집까지 공짜로 주나”라며 무상 프레임 공세를 강화했다. 새정치연합은 “사실을 왜곡해 ‘공짜’라고 몰아붙이고 있다”며 반박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주택 등 마구잡이식으로 터져 나오는 보편적 무상복지 정책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시점이 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새정치연합의 정책을 ‘무상주택 정책’으로 규정해 공격을 가한 것. 이어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만들기, 보육 및 교육 등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대표는 14일 서울시당 당원 모임에서 “야당이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씩을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며 “당장은 편하게 살지 모르지만 후세들이 그 빚을 다 갚아야 한다”고 비판했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재원이 없음에도 원칙 없이 무상복지를 남발하는 것은 사회적 죄악”이라며 날을 세웠다.

새정치연합은 “여당의 흑색선전”이라고 반발했다. 새정치연합의 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행복주택 프로젝트’가 내용 면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새누리당이 무책임하게 정치공세를 펼친다고 주장한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대책회의에서 “임대주택을 늘리자는 것이고, 무상의 ‘무’자도 안 나왔는데 새누리당이 공짜, 무상이란 단어를 덧씌워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신혼부부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주택을 공급하자는 정책을 공짜로 집 주는 걸로 왜곡하는 건 흑색선전”이라며 새누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는 ‘무상 주택 공급’식으로 보도한 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불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지원 비대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책 네이밍’을 잘못하다 보니 ‘집까지 공짜로 주자는 거냐’는 새누리당의 프레임에 걸려들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공공 임대주택 100만 채 이상을 확보해 신혼부부에게 5∼10년간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하면서 신혼부부들이 부담하는 임차료를 밝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추진하는 모임에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이란 이름을 붙이면서 ‘무상 주택’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새누리당#신혼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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