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日 천재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 선집 3권 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 기획
이호철-전규태 씨 번역 맡아
2015년 가을까지 총 10권 완간 예정

1946년 일본 도쿄 긴자의 선술집 루팡에서 사진작가 하야시 다다히코가 찍은 다자이 오사무. 열림원 제공
1946년 일본 도쿄 긴자의 선술집 루팡에서 사진작가 하야시 다다히코가 찍은 다자이 오사무. 열림원 제공
“다자이 오사무는 천재 소설가였다. 그는 가짜 제국주의자였고 가짜 일본 공산당원이었으며 가짜 군인이었다. 그는 처와 연애와 창녀를 진짜 사랑했다. 그리고 그는 자살했다.”

‘무진기행’을 쓴 김승옥 작가(73)는 2011년경 출판사 열림원 편집부에 일본 천재 작가 다자이 오사무(1909∼1948)를 정의한 짧은 글을 보냈다. 노작가는 오사무를 정말 좋아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그의 작품 선집을 내자고 제안했다. 2012년 본보와 인터뷰에서 “오사무가 유물론에 심취했다가 결국 신에 귀의한 점에서 나와 공통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출판사와 선집을 내기로 한 노작가는 뇌중풍으로 불편한 몸에도 직접 작품을 고르고 번역가를 섭외했다. 그는 당시 시대 상황을 잘 이해하는 번역자가 필요하다며 선배 소설가 이호철(82), 문학평론가 전규태(81)에게 번역을 맡겼다. 1930년대에 태어난 두 사람은 일본 소설을 원서로 읽은 세대. 전 평론가는 “오사무의 작품이 여러 번 번역됐지만 이번에 진짜 오사무를 만날 수 있도록 번역에 완벽을 기했다”며 “번역하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섬세한 감수성과 스토리텔러로서의 천부적 재능을 흠뻑 느꼈다”고 평했다.

1909년 태어난 다자이 오사무는 1936년 단편집 ‘만년’으로 문단에 데뷔한 후 ‘인간실격’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하지만 자기애와 자기혐오 사이를 오가며 고통 받다가 1948년 애인과 함께 투신자살해 생을 마감했다.

열림원에서 최근 출간한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 3권. 열림원 제공
열림원에서 최근 출간한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 3권. 열림원 제공
열림원은 최근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이란 이름으로 1939∼1941년 발표한 단편소설을 담은 ‘달려라 메로스’, 전후 몰락하는 일본 귀족을 다룬 ‘사양’, 여성 1인칭 시점으로 쓴 단편소설을 묶은 ‘여학생’ 등 3권을 출간했다. 내년 가을까지 ‘만년’ ‘인간실격’ ‘비용의 아내’ ‘석별’ ‘쓰가루’ ‘옛날이야기’ ‘사랑과 고뇌의 편지’를 더 내 모두 10권으로 완간한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달려라 메로스#사양#여학생#다자이 오사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