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 기획
이호철-전규태 씨 번역 맡아
2015년 가을까지 총 10권 완간 예정
“다자이 오사무는 천재 소설가였다. 그는 가짜 제국주의자였고 가짜 일본 공산당원이었으며 가짜 군인이었다. 그는 처와 연애와 창녀를 진짜 사랑했다. 그리고 그는 자살했다.”
‘무진기행’을 쓴 김승옥 작가(73)는 2011년경 출판사 열림원 편집부에 일본 천재 작가 다자이 오사무(1909∼1948)를 정의한 짧은 글을 보냈다. 노작가는 오사무를 정말 좋아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그의 작품 선집을 내자고 제안했다. 2012년 본보와 인터뷰에서 “오사무가 유물론에 심취했다가 결국 신에 귀의한 점에서 나와 공통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출판사와 선집을 내기로 한 노작가는 뇌중풍으로 불편한 몸에도 직접 작품을 고르고 번역가를 섭외했다. 그는 당시 시대 상황을 잘 이해하는 번역자가 필요하다며 선배 소설가 이호철(82), 문학평론가 전규태(81)에게 번역을 맡겼다. 1930년대에 태어난 두 사람은 일본 소설을 원서로 읽은 세대. 전 평론가는 “오사무의 작품이 여러 번 번역됐지만 이번에 진짜 오사무를 만날 수 있도록 번역에 완벽을 기했다”며 “번역하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섬세한 감수성과 스토리텔러로서의 천부적 재능을 흠뻑 느꼈다”고 평했다.
1909년 태어난 다자이 오사무는 1936년 단편집 ‘만년’으로 문단에 데뷔한 후 ‘인간실격’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하지만 자기애와 자기혐오 사이를 오가며 고통 받다가 1948년 애인과 함께 투신자살해 생을 마감했다.
열림원은 최근 ‘다자이 오사무 컬렉션’이란 이름으로 1939∼1941년 발표한 단편소설을 담은 ‘달려라 메로스’, 전후 몰락하는 일본 귀족을 다룬 ‘사양’, 여성 1인칭 시점으로 쓴 단편소설을 묶은 ‘여학생’ 등 3권을 출간했다. 내년 가을까지 ‘만년’ ‘인간실격’ ‘비용의 아내’ ‘석별’ ‘쓰가루’ ‘옛날이야기’ ‘사랑과 고뇌의 편지’를 더 내 모두 10권으로 완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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